혁신을 찾는 첫번째 단계는 문제 발견과 그 문제에 맞는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창업 전 발견 했던 문제는 내가 직접 겪고 있던 문제였다. 해외 대학을 다니다가 한국에 3개월 동안 인턴을 하러 온적이 있었다. 본가가 서울이 아니었던 나는 3개월을 머물 집을 구하다가 결국 고시원에서 생활하게 된다. 그 3평 남짓한 공간에 살던 나는 이후 나와 같은 문제를 겪을 젊은 사회 초년생을 위한 창업 아이템으로 리버블을 창업하게 됐다.
보홈은 초기에 매물을 탐색하고 제공하는 서비스로 시작하다가 월세 납부, 계약서 관리, 입퇴실 관리 등 서비스 영역을 넓혀갔고 한 기업의 전세 사기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택 부동산 컨설팅까지 확장하게 됐다. 일반 기업 대상 중개 서비스가 될 수 있는 보홈을 주거 복지 아웃 소싱으로 포지셔닝하며 대기업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우리가 찾은 문제를 해결 하는 방법과 그에 맞는 수익 모델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기존에 하는 방식과 다른 열린 사고로 문제를 대하면 그에 따른 고객과 그 고객에게 맞는 수익 모델을 발견하게 된다. 보홈도 개인 고객의 문제를 기업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직간접적으로 해결 할 수 있는 통로를 찾게 됐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구 또한 혁신의 열쇠다. 매물 탐색을 하는 방식을 기업 내규에 맞는 매물만 임직원이 볼 수 있도록 기업에 커스텀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며 일반 중개 플랫폼과는 다른 차별성을 제공했고 임직원들의 개인 보홈 계정을 통해 입퇴실, 계약 데이터 등을 관리하며 기업에 리포트했다.
마케팅 혁신도 중요하다. 고객의 인식을 혁신한다면 같은 서비스라도 다르게 제공할 수 있다. 보홈도 일반 중개사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에서 고객의 수요를 발견하며 포지셔닝을 달리할 수 있었다.
마지막 혁신은 스타트업 기업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의사 결정 구조, 조직 문화, 생산성이다. 풍족하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은 적은 규모로 최대의 효율을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내부 혁신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내부 혁신 또한 다양한 시도를 빨리 많이 실패하고 회고해나가는 방식으로 지속해서 혁신해왔다.
좋은 혁신을 찾는 법은 빠르게 실패하고 회고하고 개선하는 사이클을 많이 돌리는 것, 그리고 타이밍이었다. 실패 사이클은 고객을 만나면서 핏을 찾아나가는 과정일 것이고 타이밍은 아무리 엄청난 혁신이라도 시장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빛을 못 볼 수도 있다.
보홈이 원래 혁신 하고 싶던 시장은 주거 복지를 도입하지 않았던 우리나라 기업 96%였다면 실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기업들은 이미 복지를 가지고 있던 4%의 기업이다. 이는 아직 주거 복지에 대한 수요와 필요성을 많은 기업들이 느끼기에는 정책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사택, 기숙사 외에는 근로소득으로 보고 있는 세법 규정과 다양한 부동산 정책이 아직 기업이 부담을 나눠 갖기에는 어려운 사정이다.
스퀘어의 공동 창업자 짐 매켈비의 저서 ‘언카피어블’에서 스퀘어가 아마존을 이길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스퀘어가 하나의 혁신이 아닌 많은 혁신들을 시도하고 이뤄냈던 ‘혁신 쌓기 전략’ 때문이었다고 주장한다.
스타트업이 추구해야 할 혁신은 문제를 발견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그 문제를 가장 잘 풀 수 있는 기술을 통해 다양한 혁신을 쌓는 것이다. 동시에 빠르게 실행하고 실패하는 것을 반복해 올바른 타이밍을 잡았을 때 성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서수민 리버블 대표 soomin@officen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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