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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사고 급발진 주장, 목격자는 “글쎄”…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 촉구 의견↑

IT조선 조회수  

지난 1일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는 등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고 차량인 제네시스 2세대 G80은 1일 오후 9시 27분쯤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을 빠져나와 일방통행 4차선 도로를 200미터(m)가량 역주행하며 사고를 냈다. 이 과정에서 두 대의 차량을 들이받고 보행자를 치었다.

운전자 A씨는 사고 직후 경찰에 차량의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다며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A씨는 1974년 면허를 처음 취득했으며 현재는 시내버스 기사로 일하고 있다.

지난 1일 저녁 시청역 인근에서 제네시스 차량이 역주행 후 보행자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는 등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 독자제공
지난 1일 저녁 시청역 인근에서 제네시스 차량이 역주행 후 보행자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는 등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 독자제공

하지만 사고 목격자들은 사고 직후 차량이 브레이크를 작동한 것처럼 멈춰섰다며 급발진이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반적인 급발진 의심 사고의 경우 벽이나 가로수, 가로등 등 장애물을 들이받아야 차량이 멈춰선다. 사고 당시 폐쇄회로 TV 영상을 보면 사고 직후 차량이 멈춰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고를 두고 급발진이냐 아니냐를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고 차량은 현대자동차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의 2세대 G80이다. G80의 급발진 의심 사고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2월에도 경기도 광명시에서 동일한 차량의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사고 차량은 경기도 광명시 한 아파트 단지에서 좌회전 후 급가속이 되는 장면이 폐쇄회로 TV에 녹화됐다. 사고 차량은 아파트 진출입로 차단기를 들이받은 후에도 멈추지 않았고 아파트 내 정자를 들이받고 나서야 멈춰 섰다.

사고 차량 운전자 B씨는 좌회전하는 순간 굉음과 함께 가속됐고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을 끄려는 시도를 했으나 말을 듣지 않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한 정비 업계 관계자는 “해당 사고 차량인 제네시스 2세대 G80의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동일한 차종의 정비 데이터를 보면 차량 제어가 불가능할 정도의 결함이 발생했던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급발진은 주장에 불과하며 EDR 분석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사고 수습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구급대원. / 독자제공
사고 수습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구급대원. / 독자제공

시청역 사고로 인해 또다시 고령 운전자 운전면허 반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 조작 실수로 인한 사고를 ‘급발진’을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가 많기 때문이다.

시청역 사고의 운전자 A씨의 나이는 68세다. 현재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고 사례의 운전자는 대부분 고령이다.

도로교통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2020년을 기준으로 386만263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 역시 3만1072건으로 2016년 대비 27% 증가했다.

또 2021년 기준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고령 운전자와 음주운전 비율을 살펴보면, 고령 운전자는 24.3%, 음주운전은 7.1%으로 고령 운전자의 사고 비율이 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경찰청의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5년 고령 운전자 수는 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작 미숙으로 사고를 일으킨 후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고령 운전자 운전면허 반납 시 대중교통 할인 혜택이나 주택 세금 면제 혜택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인센티브를 늘려야 동참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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