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와 중국 완성차간 협력 유형이 ‘합작회사 설립’에서 ‘중국 기업 기술·노하우 활용’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은 2일 발간한 ‘글로벌 완성차사의 대중(對中) 협력 변화’ 보고서에서 이같이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중국 정부가 자국 시장 진출 요건으로 중국 측 지분 50% 이상을 요구했기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 기업은 현지 국유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해 중국에 진출했다. 이는 관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를 막고,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할 수 있어 글로벌 완성차 입장에서 나쁘지 않은 전략이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 전동화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며 일부 전통 완성차들이 중국 기업이 보유한 전기차 기술·노하우를 확보하기 위해 협력을 시도하는 사례가 나온다. 르노가 경차 트윙고의 전기차 모델 개발을 위해 익명의 중국 엔지니어링 기업과 협력한 것이 대표적 예다.
보고서는 다만 역내 사업 전개를 위해 중국 기술을 확보하는 경우를 글로벌 완성차와 중국 기업간 ‘기술 우위 역전’으로 보는 것은 과장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트렌드 전환이 빨라 신차 개발 주기를 짧게 가져가야 하고, 소비자들이 주행 성능보다는 사용자경험(UX)의 완성도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스텔란티스가 중국 립모터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립모터 차량의 중국 외 수출과 판매 등에 독점 권리를 보유한 것은 또 다른 협력 양상이다. 중국 자동차 경쟁력의 원천을 초기 전기차 시장을 선점해 축적한 기술·노하우로 본다면 미국과 유럽이 중국 전기차에 부과하는 관세 등의 견제 조치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호 한자연 책임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의 유럽 현지 생산 설비 구축이 단계적으로 실현된다면 이들 기업의 경쟁력 원천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 등을 넘어서게 된다”며 “미국과 유럽이 추진 중인 관세 인상이 중국 기업의 활동을 원천적으로 저해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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