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게임 참여가 심리·신체·인지적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임 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논란이 수면 위로 부상한 가운데 게임 참여 활동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는 근거 자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일 서울 양재 엘타워 골드홀에서 진행된 2024 게임과학포럼에서는 게임 이용자를 둘러싼 다양한 현상과 관점 차이를 뇌과학, 인지과학, 사회학 등 여러 과학적 시각에서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게임문화재단이 주최하고 게임과학연구원이 주관, 다각적이고 깊이 있는 이해 증진의 기회를 마련했다.
김경일 게임문화재단 이사장은 “게임 관련 연구는 대부분 게임의 효과를 증명하는 목적 지향 또는 결과 지향적 연구가 대부분”이라며 “게임이 본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근본적 기제를 다룬 기초 연구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첫 발제를 맡은 안효연 게임과 뇌 센터 책임 연구원은 ‘청소년 게임적성평가도구: 반복측정 및 프로 e스포츠 선수 적용’을 주제로 3개년도에 걸친 연구과정을 발표했다.
게임과 뇌 센터는 일반 청소년 91명과 게임 전문 참여군(아마추어 및 프로 선수) 37명을 대상으로 수 년간 반복적인 적성 평가 및 측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측정 기준과 방법을 지속 조절하며 미세 측정이 가능한 모델을 구축 중이다.
안 책임은 “청소년과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반복 측정을 실시한 결과 게임 참여 시간이 충분할 때 높은 게임 효능감이 나타났다”며 “단순 오락 기능을 넘어 다양한 적성 발달에 기여할 수 있는 만큼 보다 슬기로운 게임 참여 방향을 제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문익현 게임과 인지센터 연구원은 ‘게이머가 자각한 필요능력과 실제 게임에서 필요한 능력 비교 연구’라는 주제로 게이머의 자존감과 성공·실패 경험의 연관성에 대한 발제를 진행했다. 연구에 따르면 게이머는 게임 플레이 자체로 인한 즐거움 보다 스스로 게임을 잘 한다는 자신감과 게임 플레이를 통해 이를 검증하며 큰 즐거움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 대상인 ‘게이머’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연구 발제도 이뤄졌다. 서도원 게임과 사람센터 연구원은 과거 ‘게임을 모르는 세대’로 여겨지던 노년층이 지금은 최초의 게이머 세대로 변하고 ‘게임을 모르는 학부모’로 스테레오 타입이 굳어진 중년층 또한 이제 게임을 즐기며 자라온 계층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단순히 게임을 오랜 시간 많이 즐기는 ‘헤비 게이머’와 이 중에서도 커뮤니티 활동에 적극 참여하며 주류 여론을 만들어 가는 ‘진성 게이머’를 구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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