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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접촉 시작한 HLB…美 신약허가 재도전 시동 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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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차례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허가 도전이 불발된 HLB가 허가 재심사를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신약후보물질 효능에 대한 이견은 적지만 중국 파트너사의 신약 생산 설비(Facility) 문제가 발목을 잡았던 만큼 두 기업 간 긴밀한 소통이 있어야 재도약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와 중국 파트너사 항서제약이 현지시간 7월 2일 FDA와의 미팅을 진행하며 재허가 준비에 돌입한다. / DALL·E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와 중국 파트너사 항서제약이 현지시간 7월 2일 FDA와의 미팅을 진행하며 재허가 준비에 돌입한다. / DALL·E

관련 업계에 따르면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와 중국 파트너사 항서제약이 7월 2일(현지시간) FDA와의 미팅 일정을 잡는 등 신약 허가를 위한 재도전에 착수했다. HLB와 항서제약은 이번 미팅을 통해 FDA가 보낸 보안요구서한(CRL)에 대한 논의와 재도전에 필요한 준비사항들을 청취할 것으로 보인다.

HLB 관계자는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퍼실리티(설비) 보완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FDA와의 미팅이 2일 확정됐다”며 “엘레바와 항서제약은 당일 FDA와 미팅을 함께 진행, 퍼실리티에 관한 미비사항을 파악하는 대로 이를 빠르게 보완하고 막바지에 이른 신약허가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HLB는 자사 간암 신약인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에 대한 FDA 신약 허가를 도전했으나, 지난 5월 17일 당국으로부터 CRL를 받았다. CRL은 FDA가 신약 허가를 반려하면서 이유와 보완 내용을 담은 서한이다.

올해 초까지 FDA와의 파이널리뷰(Late Cycle Review)에서 특별한 문제를 지적받지 않아 무난히 미국 시장 입성을 꿈꾸던 HLB는, 신약 허가 불발로 그룹 시가총액 8조원이 증발하는 하락을 경험했다.

리보세라닙은 혈관 내피 성장인자 수용체(VEGFR-2)를 억제해 암의 성장에 필수적인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을 차단, 암을 효과적으로 사멸하는 TKI 계열 경구용 약물이다. 아직까지 신생혈관억제 기전의 TKI 항암제와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으로 허가된 간암 1차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신규 시장 확보도 가능한 영역이다.

리보세라닙은 2003년 암젠 수석연구원 출신인 폴 첸이 개발한 후보물질로, 이후 HLB가 해당 물질의 글로벌 특허권을 확보했다. 2011년부터는 위암·간세포암·대장암·선양낭성암 등 여러 적응증으로 다국가 임상을 진행하는 등 연구기간만 20년에 달한다.

이후 HLB는 리보세라닙의 병용요법 가능성을 확인, 지난해 5월 중국 항서제약과 손잡고 FDA에 간암 1차 치료를 위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

초반 분위기는 순조로웠다. HLB는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암학회(ESMO 2023)를 통해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임상 데이터를 공개, 22.1개월의 전체생존기간(mOS)을 기록하며 현존하는 간암 1차 치료제 중 가장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같은해 7월 본격적인 신약 검토에 들어간 FDA는 회사에 ‘문제없음’이란 중간리뷰 평가를 내렸으며, 외부 전문가들의 지적을 받는 ‘자문단 미팅(Advisory Committee Meeting)’ 평가도 생략되는 등 허가과정에서 눈에 띄는 장애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FDA는 항서제약에 캄렐리주맙 생산시설 문제를 지적하는 CRL을 보내면서 첫 번째 도전이 불발됐다. 당시 진양곤 HLB 회장은 항서제약이 캄렐리주맙 제조 공정에 대해 FDA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전했다.

실제 FDA가 항서제약을 실사하는 과정에서 캄렐리주맙의 화학·제조·품질관리(CMC)에 문제를 발견해 보완을 요청했으나, 이에 대한 뚜렷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후 5월 23일 서울에서 열린 ‘제2회 HLB바이오포럼’에 참석한 프랭크 지앙 항서제약 부사장은 “FDA로부터 실사 받았을 때 퍼실리티와 관련한 작은 문제를 지적받았고, 이는 충분히 보완가능한 문제다”고 해명했다. 항서제약 측은 이미 CRL을 받기 전 FDA측에 시설관련 문의를 3차례 진행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TKI 계열 항암제 '리보세라닙'. / HLB
TKI 계열 항암제 ‘리보세라닙’. / HLB

이와 함께 HLB는 학계 참여를 진행하며 신약 효능에 대한 데이터 수집을 지속해 왔다. HLB는 올해 시카고에서열린 미국암학회(ASCO)에 참가해 간암신약에 대한 글로벌 3상 임상에서 최종 생존기간을 추적 분석한 결과를 공개, 기존의 22.1개월을 월등히 뛰어넘는 23.8개월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을 보이며 간암 치료제 가운데 최장 생존기간을 증명했다.

더불어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부신피질암(ACC) 임상 2상에서 기존 치료제를 뛰어넘는 효능을 보여 ‘ASCO 2024 신장·방광암 분야 10대 연구결과’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CRL 수령은 신약 허가 과정 중 일부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보완 이유가 협력사에 있는 만큼 두 기업의 명확한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아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즉, HLB가 파트너사를 지나치게 신뢰하며 시설보완 문제를 간과 점과 임상 주요 지역이 중국에 몰리며 발생한 BIMO(바이오리서치모니터링) 문제 등을 해결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다만 HLB는 미중 갈등으로 인한 이슈에 대해 선을 그었다.

HLB 관계자는 “미국 자회사인 엘레바가 캄렐리주맙 간암 부문 글로벌 판권을 인수해 중국과 관련된 문제를 해소한 상황으로, 정치적 영향은 적다”며 “최근 중국 제약·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에 항서제약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임상 지역과 관련해서도 당초 FDA에 문제시하지 않았던 입장이기 때문에 이번 재심사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 MSD 등 수많은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한 기업들에게 CRL은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다”며 “만약 설비 문제에 대한 보완요청이었다면 오히려 문제해결이 수월해 질 가능성이 높아 추후 긍정적인 소식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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