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준 영향이 점차 옅어지는 가운데 게임 업계 역시 이전에 없던 새로운 상황과 마주하게 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해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해외를 중심으로 콘솔 게임 시장은 커다란 성장을 맞이했지만, 코로나의 종식과 함께 호황을 누렸던 콘솔 게임 업계는 성장 반동으로 인한 침체로 대규모 인력 감축 등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콘솔 플랫폼 홀더인 소니-닌텐도-MS는 다음 세대를 이을 준비를 시작하고 있으며 새로운 수익모델과 서비스를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자 한다.
■ “다음 세대에도 황금기를 이어갈까?” – 닌텐도
가시화된 계획을 공개한 것은 닌텐도다. 닌텐도는 이번 세대 거치형과 휴대용을 오가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로 황금기를 보냈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와 ‘모여봐요 동물의 숲’ ‘스플래툰 3’ ‘마리오 카트 7 디럭스’ 등 양질의 독점작을 공격적으로 선보이는 한편 휴대성을 강조해 라이트 게이머부터 코어 게이머까지 사로잡았다.
현재 닌텐도는 차세대 게임기에 집중하고 있다. 실적 발표를 통해 차세대 게임기의 연내 발표를 확정했다. 이르면 내년에 새로운 게임기를 만나볼 가능성 역시 높다.
루머에 따르면 닌텐도 스위치를 발전시킨 모델로 4K 해상도를 지원해 보다 고품질의 그래픽을 휴대용으로 즐길 수 있다.
이와 함께 닌텐도의 핵심 사업전략인 ‘게임 인구의 확대’를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출시된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전 세계 13억 달러(약 1조 7200억 원)을 벌어들이며 대박을 터트렸다.
닌텐도는 여기에 힘입어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후속작과 ‘젤다의 전설’ IP를 활용한 영화를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유니버설스튜디오와 함께 테마파크 ‘슈퍼 닌텐도 월드’를 일본에 이어 미국에 개장하는 등 영화와 테마파크처럼 친숙한 엔터테인먼트로 비(非) 게이머의 관심을 끌고 있다.
■ “견고한 싱글 플레이 독점작에 라이브 서비스 타이틀까지 더해라” – 소니
소니는 견고한 플레이스테이션의 독점 타이틀에 힘입어 플랫폼 확장에 나섰다. 기존에 PS4/PS5로 선보였던 인기 타이틀을 PC로 출시하면서 PC 유저의 눈길을 끌었다.
최근 스팀에 출시한 PC 버전 ‘고스트 오브 쓰시마 디렉터스 컷’은 같은 시기 출시한 엑스박스의 신작 ‘헬 블레이드 2’를 제치고 판매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현재는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먼저 출시한 이후 1년 뒤 시점에 PC로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보다 이른 시일로 줄어들 가능성 역시 적지 않다.
이와 함께 라이브 서비스 게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PS5와 PC로 동시 출시된 ‘헬 다이버즈 2’는 70만 명 이상 즐길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서버 이슈와 개발진의 불성실한 유저 소통 등 잡음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소니가 라이브 서비스 게임에 대한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비친다.
다만 기존 전략이었던 퍼스트 파티의 트리플A 게임 제작에 있어 제작비는 해가 갈수록 높아지지만, 실패나 부진에 따른 리스크 비용도 늘어나는 추세이기에 외줄타기에 떨어진다면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플레이스테이션의 든든한 퍼스트 파티 스튜디오인 산타모니카스튜디오, 인섬니악게임즈가 분발해 주고 있기에 트리플A 게임 자체를 줄이지는 않겠지만, 지난 세대인 PS4보다는 독점 게임의 공급이 줄어들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현재 PS5는 출시 이후 약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며 콘솔 게임기의 수명 사이클의 약 절반 정도에 도달한 시점에 도달했다.
차세대 게임기까지는 시간이 남았으며 지난 세대에 비해 콘솔 사이클이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간극을 메울 버전업 기기 출시가 예상된다.
해외 미디어 역시 공통으로 PS5 프로 모델에 높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발전된 트레이싱, 8K 해상도 지원 등 성능 업그레이드에 초점을 맞춘 루머가 속속 나오고 있다.
■ “여전히 혼란스러운 행보, 브랜드 신뢰 쌓아야” –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와 소니가 플랫폼 확장과 영역 확대에 나서는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소 방향성이 모호하다는 인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세대에 들어오면서 여전히 엑스박스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콘솔 성능’으로 어필했던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는 정작 그 막강한 성능을 어필할 독점 타이틀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또, 주요 서비스인 엑스박스 게임패스는 어느 순간 가입자가 늘지 않는 상황이며 장점으로 내세웠던 클라우드 게이밍 역시 큰 반향을 불러오지는 못했다.
단,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인수를 통해 ‘콜 오브 듀티’의 신작을 게임패스에 합류시키는 강수를 선택했기에 향후 가입자가 늘어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요소로 보인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지금까지 게임 업계에서 볼 수 없었던 대규모 개발 스튜디오 체계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 베데스다와 액티비전블리자드를 포함해 다수의 글로벌 게임사를 갖춘 만큼 양질의 타이틀을 지속해서 선보일 수 있는 공급망을 갖췄다.
이를 기반으로 플랫폼과 경쟁사에 구분 없이 최대한 많이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게이머 입장에서는 국가마다 제각각인 서비스와 제대로 된 소통 창구 하나 없다는 점 등 신뢰가 발목을 잡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와 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소니와 닌텐도와 달리 유저들의 신뢰 회복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음 세대로까지 이어지는 험난한 고행길을 인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게이머의 영역을 새롭게 정의하는 전략이 유효
세 개의 콘솔 플랫폼 홀더의 넥스트 레벨 전략이 제각각인 듯 보이지만 지금처럼 단순히 좋은 게임을 만들어 판매한다는 전략이 유효하지 않다는 인상이다.
전 세계 게이머의 입맛은 까다로워졌으며 개발비는 천정부지로 샘솟고 있다. 여기에 숏폼과 스트리머의 존재로 직접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줄어드는 추세다.
더 이상 콘솔 플랫폼끼리의 싸움에서 그치지 않으며 이제는 시장 밖에서까지 전장이 넓어진 셈이다.
게이머의 영역을 새롭게 정의하고 흡수할 수 있는 콘솔 플랫폼 홀더가 다음 시장에서 승리할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