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영암 고속도로
속도 무제한 여부 주목
자율주행차 시험 등 연구 목적 겸해
시민의식 부족해, 아우토반 가능성 낮아
광주-영암 K-아우토반
실제로 가능할까?
과거, 광주와 영암을 잇는 신규 고속도로가 주목받은 바 있다. ‘K-아우토반’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특별한 고속도로로 정부의 입김이 들어간 곳이기도 했다. 참고로 해당 고속도로는 광주광역시 승촌 IC에서 영암군의 서영암 IC까지 약 47km 구간을 연결한다.
예산은 총 2조 6천억 원이며, 일반 고속도로 역할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시험 구간, 관광을 아우르는 지역 명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을 잇는 육로의 핵심, 아우토반
‘K-아우토반’이라는 명칭은 독일의 아우토반에서 영감을 받았다. 독일의 아우토반은 제한 속도 없이 달릴 수 있는 고속도로로, 메르세데스-벤츠 창립자인 칼 벤츠가 제안한 개념이다.
아우토반은 9개의 간선, 52개의 지선, 57개의 지방 노선으로 구성되며, 유럽 여러 국가를 연결하는 핵심 교통망이다. 이 거대한 도로망은 독일뿐 아니라 오스트리아, 덴마크, 네덜란드, 스위스, 프랑스 등 여러 국가를 잇는다.
덕분에 EU 회원국 간 원활한 이동을 가능케 하고, 물류 역시 보다 효과적으로 운송할 여건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됐다. 다만, 최근 배출가스 규제 정책을 이유로 속도 무제한 구간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시민 의식과 인프라의 중요성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 아우토반 같은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를 만드는 것은 시기상조라 이야기한다. 단순히 고속도로만 건설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우토반의 성공에는 도로 인프라뿐만 아니라 성숙한 운전 문화가 기저에 깔려 있다.
우리나라의 운전 문화는 여전히 OECD 하위권이다. 단속이 없다면 신호위반, 과속, 기타 도로교통법 위반을 일삼는 운전자들이 흔하다.
대표적으로 고속도로 지정 차로 미준수, 초과속, 갓길 주행, 버스전용차로 위반 등 셀 수 없이 많다. 오죽했으면 정부는 헬기, 드론, 암행 순찰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교통안전을 지키겠다고 으름장을 놓을 정도다.
아우토반, 고속도로 설계도 까다롭다
한편 아우토반 형태의 고속도로를 건설하려면 기존 고속도로보다 더 까다로운 조건이 붙을 수밖에 없다. 그중 도로의 직선화가 선결과제다. 매우 빠른 속력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최대한 직선 형태의 구간이어야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유럽과 달리 산악 지형이 많다. 이를 극복하려면 산을 깎아 내거나 터널을 뚫어야 하는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역시 감수해야 한다. 그밖에 도로 경사, 노면 내구성 등 신경 쓸 사안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위와 같은 이유로 전문가들은 기존 110km/h 제한에서 최대 140km/h 까지 높이는 것이 최선이라 이야기한다. 이마저도 여러 제약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K-아우토반을 그대로 밀어붙일지, 계획을 수정해 다른 방안을 제시할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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