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다음 달 바로 표결하겠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 처리를 위한 잰걸음을 내고 나섰다. 방통위 업무 차질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대통령실과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방통위를 정상화 시킨 후 거버넌스 이슈를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野, 방통위원장 탄핵안 발의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27일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새로운미래 등 원내 5개 야당은 이날 오후 김 위원장 탄핵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이들은 △위법한 2인 의결 △부당한 YTN 최고액 출자자 변경 승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리 소홀에 따른 직무 유기 △국회 출석 및 자료요구 거부 △TBS에 대한 관리 소홀 등 5가지 사유를 탄핵 사유로 적시했다.
김 위원장 탄핵안은 다음 달 2일 본회의에서 보고된 다음 7월 3일 또는 4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통과 요건은 재적의원 과반수(151명) 찬성으로, 원내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탄핵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탄핵안은 MBC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현 이사들의 임기 만료 시점(8월 12일)과 맞물려 있다. 탄핵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방통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되고 방통위에서는 이상인 부위원장 한 명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현재 2인 체제인 방통위는 안건 의결 조건인 ‘과반 찬성’을 충족시키는 게 불가능해진다. 통상 임기에 맞춰 이사 선임이 이뤄져 왔으나,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으면 기존 이사들이 계속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한동안 기존 체제가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
◇방통위, 공영방송 이사 선임계획 의결…국회 표결 전 위원장 사퇴설
방통위는 탄핵안 가결 시 헌법재판소가 판단할 때까지 위원장 직무가 정지되기 때문에 28일 전체 회의를 열어 가장 급한 사안인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계획을 통과시키고, KBS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후보 공모 절차를 바로 개시했다.
이후에는 방통위 상임위원 간 협의를 통해 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다만 방통위는 공모 후 일정에 대해서는 시점을 못 박지 않았다.
KBS 이사는 방통위가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며, 방문진 이사 및 감사와 EBS 이사는 방통위가 바로 임명할 수 있다.
다만 김 위원장 직무 정지 시 방통위는 이상인 부위원장 한 명만 남기 때문에 이후 선임안 의결 등은 진행할 수가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방통위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이 탄핵안 표결 전 스스로 사퇴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이날 김 위원장은 “현재 결원인 방통위 상임위원 3인을 국회에서 조속히 추천해주셔서 함께 공영방송 이사 추천 절차를 논의하게 되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주문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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