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네트워크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AI 무선접속망(AI RAN)이 글로벌 네트워크 시장의 새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AI RAN에는 엔비디아와 ARM, 소프트뱅크, 삼성전자, 화웨이 등이 가세하면서 기술·시장 주도권을 놓고 대결이 예상된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AI RAN 글로벌 연합체인 ‘AI-RAN 얼라이언스’를 비롯해 화웨이까지 ‘RAN 인텔리전트 에이전트’를 개발해 AI RAN 시장에 뛰어들었다.
RAN은 코어망과 데이터 처리장치(DU), 원격 무선장치(RU) 등으로 구성된다. 최신 RAN 기술인 오픈랜은 각 장치를 연결하고 구동하는 SW를 개방형 표준으로 구축해 특정 장비 종속성을 탈피하고 유연성을 배가한다. 차세대 기술인 AI RAN은 무선망 구동 SW 전반에 AI를 접목해 최대한의 효율을 달성하고 전력소비를 줄이며, 인프라가 지능적으로 운영되도록 한다.
AI RAN이 도입되면 이용자가 적은 새벽 시간에는 최소한의 자원을 투입하고, 이용자가 많은 시간에는 가상화 기술까지 활용해 가용 자원을 극대화한다. 기지국은 무선 주파수 신호를 지능적으로 분석·배치해 적은 주파수로도 최대한의 용량과 속도를 구현한다. 궁극적으로 초저지연 성능과 높은 보안성, 분산 컴퓨팅 등 기능을 통해 AI 로봇, 실시간 원격 수술 등이 가능한 AI 서비스를 창출하도록 맞춤형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AI RAN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의 합종연횡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월 출범한 AI RAN 얼라이언스가 대표적이다. AI RAN 얼라이언스에는 삼성전자와 엔비디아, ARM, 소프트뱅크, 에릭슨,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MS), T모바일, 딥시그, 미국 노스이스턴대학, 일본 도쿄대가 참여한다. AI RAN 얼라이언스는 △AI for RAN △AI and RAN △AI on RAN 3개 워킹그룹을 구성했다. 각 그룹은 AI·머신러닝을 활용한 무선통신 최적화 기술, 효율적인 자원 관리와 인프라 활용 극대화를 위한 AI와 무선망 융합기술, AI무선망에서의 신규 AI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발굴을 주제로 본격적인 협업 연구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와 ARM, 삼성전자 참전에 주목하고 있다. RAN 시장을 AI에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AI 반도체와 저전력 아키텍쳐 설계기술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AI RAN 얼라이언스에 대항해 중국도 독자 노선으로 AI RAN 시장에 대응한다. 화웨이는 지난달 말 막을 내린 MWC24 상하이에서 RAN 인텔리전트 에이전트 비전을 선포했다. AI를 활용한 네트워크 운영효율화와 저전력 달성은 물론, 엔지니어의 네트워크 유지보수에도 AI가 도움를 준다. 화웨이는 연내 중국 항저우, 광저우, 지난, 선전, 태국 방콕에 1000명의 현장 엔지니어와 1만개 기지국을 지원하며 가장 앞선 상용화 계획을 제시했다.
글로벌 혁신 무선망 기술 경쟁 축이 AI로 옮겨가고 있다. 네트워크 기업, 정부 차원에서도 AI RAN에 대한 관심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했다.
정송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AI RAN은 우리나라 통신 기업들이 AI의 물결에 올라탈 수 있는 하나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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