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국토교통부에 고시된 정식 리콜만 두 번째다. 이로 인해 싼타페는 또 다시 품질 문제에 휘말릴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26일 현대차는 국토교통부 공시를 통해 싼타페 하이브리드 전자식 브레이크의 리콜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전자식 브레이크 소프트웨어 오류’를 리콜의 이유로 들었다. 해당 오류로 인해 원격제어장치 작동 중단 시 차량이 즉시 정지되지 않아 안전 기준에 부적합하다는 게 현대차측 설명이다.
리콜에 해당되는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지난 2023년 10월 4일부터 올해 3월 20일까지 생산된 1만8397대다. 이중 판매된 차량은 1만8363대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리콜을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리콜 대상 모델들의 문제를 해결해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리콜을 통해 싼타페의 품질 문제가 다시 도마 위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출시 직후부터 잦은 문제로 인해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기 때문이다.
싼타페는 출시 석 달 만에 위기에 봉착한 바 있다. 신차 출고 직후부터 엔진 경고등 점등, 가속 문제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유주들이 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시 확인 결과 엔진 컨트롤 와이어 외부 노이즈 유입으로 인한 엔진 경고등이 점등되고 가속 불량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현대차는 해당 부품을 교체하는 리콜을 실시했다. 출시 석 달 만에 시행되는 리콜이었다.
첫 리콜 이후에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전방카메라 소프트웨어 설정 오류로 인해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중 전방충돌방지보조(FCA) 기능이 작동되지 않을 수 있음이 추가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2023년 11월 1일부터 같은 해 11월 18일까지 생산된 싼타페 하이브리드 396대가 리콜 조치에 들어갔다.
이런 와중에 현대차는 올해 초 싼타페, 싼타페 하이브리드에서 2열 시트에 결함이 발견되어 리콜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원인은 2열 시트 용접 제조 불량으로 인한 용접 미흡으로 차량 충돌 시 시트가 비정상 거동 되어 안전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올해 5월 24일에는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배터리제어시스템(BMS)의 결함이 발견됐다. 해당 부품의 소프트웨어 설계 미흡으로 충돌 직후 일시적으로 고전압 전력이 차단되지 않아 고전압전력차단장치(PRA) 단락에 의한 전류 노출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원인이었다.
이에 현대차는 2023년 9월 21일부터 올해 2월 26일까지 생산된 싼타페 하이브리드 2만7516대의 배터리제어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리콜을 진행했다.
끊이질 않는 문제로 인해 싼타페 소유주들이 제기한 문제들도 재조명받고 있다.
한 싼타페 동호회에 따르면 신차 출고 후 두 달도 되지 않는 시점에 엔진 오일 누유가 발생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와 관련된 무상 수리를 시행하지 않았다. 동호인들은 누유 문제를 확인한 소유주들이 사업소를 방문하면 그제서야 무상 수리를 진행해 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싼타페는 리어 와이퍼가 장착되지 않는 채로 출고된 것을 비롯해 에르고 모션 시트 소음, 계기판 상하 반전, 선루프 잡음 및 누수, 트렁크 개폐 불가 등 크고 작은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계약한 고객 A씨는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계약한 후 커뮤니티를 통해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며 “10개월 동안 출고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다른 모델과 달리 꽤 많은 문제가 있다는 점 때문에 결국 계약을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싼타페는 출시 직후부터 여러 문제로 품질 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며 “작은 문제들이 모인다면 결국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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