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고효율기기 지원사업 예산 집행률이 극히 저조한 상황이다. 상반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예산 90%가 남아 있다.
지원 사업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과 동시에 소상공인의 소비효율 개선과 전기요금 부담 경감이라는 본래 취지를 실현하기 위해 종전과 다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상공인 고효율기기 지원사업은 소상공인이 에너지효율1등급 기기를 구매하면 구매가격의 40%를 지원하는 것으로, 3월 25일부터 시행됐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에 따르면 소상공인 고효율기기 지원사업 잔여 예산은 90%로, 전체 750억원 가운데 675억원이 남았다. 신청률은 14%로, 집행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전이 올해 1월 1일 이후 고효율 기기를 구입한 소상공인에게도 소급 신청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6개월간 소상공인의 고효율기기 구매가 제한적이었다는 뜻이다.
소상공인 고효율기기 지원사업 예산은 지난해 300억원에서 올해 750억원으로 배 이상 늘었다. 뿐만 아니라 지원품목도 냉난방기 1개 품목에서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까지 총 4개 품목으로 확대했다.
그럼에도 예산 집행률 자체가 지난 해 하반기보다 낮은 상황이다. 지난 해에는 7월 중순 시작해 연말까지 약 5개월 반가량 진행됐다. 당시에도 예산 집행률 37%, 약 111억원만 소진되는 등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도 저조한 이유는 당장은 금융 비용 상승과 원가 상승 그리고 경기 악화로 소상공인의 경영여건이 좋지 않아 고효율기기 구매 수요 위축으로 이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이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은 지원 사업에 대한 홍보 부족, 온·오프라인 고효율기기 구매는 가능하지만 지원금 신청을 온라인으로만 해야 하는 방식, 그리고 지원금 상향 등을 개선 방안으로 손꼽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전년보다는 연초에 사업을 시작한 만큼 남은 기간 신청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원 사업에 대한 홍보를 확대하는 등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지출 여력이 축소된 소상공인이 구매가격의 40%를 지원해준다고 해도 고가의 제품을 구입하기 않을 것”이라며 “정부와 한전이 지원금액을 늘리거나 지원 대상 품목 확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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