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나노 쿨링 필름(Nano Cooling film)’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가 공개한 한 편의 영상 때문이다.
영상에는 현대차가 파키스탄서 나노 쿨링 필름 무상 지원 캠페인 ‘메이드 쿨러 바이 현대(MADE COOLER BY HYUNDAI)’ 캠페인을 전개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캠페인은 라호르 내 70여대의 차량 윈도우에 나노 쿨링 필름을 무상으로 장착하는 것이 골자다.
현대차는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며 라호르 주민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환경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파키스탄은 다른 국가와 달리 틴팅 필름 부착 행위를 불법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보안과 안전상의 이유로 1965년 제정된 법규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뜨거운 열기가 차량으로 유입되고 이는 에어컨 사용량 증가로 이어진다.
그렇다고 모두가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파키스탄 현지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260 파키스탄 루피로 원화 1300원 수준이다. 파키스탄 1인당 국민 소득이 1500달러(208만원)인 점을 생각하면 체감 유류비는 높은 편이다. 따라서 최고 기온이 50℃를 넘는 환경에서도 연료비를 줄이기 위해 창문을 열고 주행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문제는 대기질이다. 라호르는 대기 오염 세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대기질이 나쁘다. 미국 국립 대기질 표준에 따르면 라호르 대기질 지수는 위험 단계에 이른다. PM2.5 농도 역시 340㎍/㎥로 WHO 일평균 안전 권고 기준의 23배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현대차는 라호르 운전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노 쿨링 필름을 해결책으로 꺼내 들었다. 나노 쿨링 필름은 현대차가 복사 냉각 원리를 활용해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지난해 7월 국내에서 개최된 나노테크데이를 통해 처음 소개됐다.
당시 현대차는 나노 쿨링 필름을 열 반사와 열 복사가 동시에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나노 쿨링 필름은 일반적인 자동차용 틴팅 필름과 달리 3가지 레이어가 겹쳐진 나노 단위 다층 구조로 구성된다.
각 레이어는 열 반사와 열 방출 등 담당하는 역할이 서로 다르다. 가령 가장 바깥 레이어는 높아진 실내 열을 방출하고 안쪽 두 개 레이어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태양열을 반사한다.
기술적 특징은 또 있다. 나노 쿨링 필름은 일반 틴팅 필름처럼 차량 유리에 직접 부착할 수 있다. 또 접합 유리 사이에 끼워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투명도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틴팅 필름과 함께 사용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또 틴팅 필름 부착이 금지된 국가에서도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온도가 높을수록 효과가 극대화되는 점 역시 특징이다. 실제로 현지에서 동일한 차종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나노 쿨링 필름을 부착하지 않은 차량의 크래시패드 온도는 79.1℃였다. 반면 나노 쿨링 필름을 부착한 차량의 크래시패드 온도는 58.9℃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이와 같은 온도 차이를 통해 에어컨 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최소 0.3%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차량 제작에 사용되는 철 70㎏을 줄이는 것과 동일한 효과다.
현대차는 한국과 미국에서 나노 쿨링 필름에 대한 특허 출원을 마친 상태다. 다른 주요 국가에서도 특허 출원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실증 데이터와 성능 평가 결과 등을 분석해 양산 품질을 높이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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