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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적층 장비 ‘TC 본더’ 주문량 늘자… 韓 반도체 장비사 수주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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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메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용 D램 적층 장비 'TC 본더'./세메스 제공
세메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용 D램 적층 장비 ‘TC 본더’./세메스 제공

국내 반도체 장비 기업들이 생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용 D램 적층 장비 ‘열 압착(TC, Thermal Compression) 본더’ 수주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HBM 생산량을 늘리며 장비 발주량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TC 본더는 열 압착 방식으로 가공을 완료한 반도체 칩을 회로 기판에 부착하는 장비다. HBM 수율을 좌우할 만큼 중요도가 높은 제품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자회사 세메스는 TC 본더 장비 납품 약 1년만에 누적 출하량이 100대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이달 TC 본더 장비 시장 점유율 65%인 한미반도체와 1500억원 규모의 TC 본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SK하이닉스로부터 수주한 한미반도체의 HBM용 TC 본더 누적 수주액은 3587억원에 달한다. TC 본더의 대당 가격은 약 2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 삼성전자는 세메스, SK하이닉스는 한미반도체… HBM 생산량 늘며 수주 물량 확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각각 다른 공급망을 구축해 TC 본더 장비를 납품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 도레이와 신카와, 세메스 등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SK하이닉스에는 싱가포르 ASMPT와 한미반도체, 한화정밀기계가 HBM용 TC 본더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외산 장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난해부터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메스는 HBM 적층 공법 중 하나인 TC-NCF 공정에 최적화된 TC 본더 장비를 생산,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HBM 적층 과정에서 칩을 하나씩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깔아주는 방식인 TC-NCF를 도입했다. 최근 세메스는 TC 본더 매출액 2500억원 이상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세메스의 TC 본더 매출액은 약 1000억원 수준이다.

지난 2017년 SK하이닉스와 TC 본더 장비를 공동으로 개발한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의 MR-MUF 공정에 투입되는 TC 본더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가 도입한 TC-NCF 방식과 달리 D램 사이를 일종의 접착제로 결합시키는 MR-MUF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TC-NCF와 MR-MUF 공법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TC 본더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만 이를 공급하고 있다. HBM 생산량이 크게 늘고 있어 추가 고객사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3사의 HBM 생산량이 확대되고 있어 고객사 확대 역시 이미 가시적인 단계로 파악된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폭증하는 HBM 수요 대응을 위해 생산능력을 꾸준하게 늘리고 있어, 향후 TC 본더 매출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약 13만 장의 HBM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4만5000장이던 생산능력이 1년새 2.8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SK하이닉스도 올해 말 12만~12만5000장의 HBM 생산능력을 달성해 지난해 말(4만5000장)대비 2.7배 이상 생산량을 늘릴 방침이다. 곽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늘어나는 HBM 생산량에 TC 본더 수요가 늘어 한미반도체도 생산능력을 월 22대 수준에서 내년도 35대 수준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확대할 전망이다”고 헀다.

한미반도체의 AI 반도체용 HBM(고대역폭메모리) 필수 공정 장비 '듀얼 TC 본더'. /한미반도체 제공
한미반도체의 AI 반도체용 HBM(고대역폭메모리) 필수 공정 장비 ‘듀얼 TC 본더’. /한미반도체 제공

◇ 韓 장비사, TC 본더에 이어 ‘하이브리드 본딩’용 장비 개발 박차

세메스와 한미반도체 등은 TC 본더 장비 외에도 차세대 적층 공법으로 꼽히는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칩과 칩 사이 가교 역할을 했던 범프를 활용해 적층하는 TC본딩과 달리, 하이브리드 본딩은 범프 없이 구리를 통해 칩을 이어붙이는 방식이다. 범프로 인한 두께를 최소화할 수 있어 HBM 적층 단수가 올라갈수록 칩 크기를 줄이기 위해 필수로 적용될 공법으로 평가된다.

당초, JEDEC(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에서 차세대 제품인 6세대 HBM(HBM4) 두께의 표준 규격을 완화하며 예상 대비 하이브리드 본딩의 적용이 다소 늦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지난달 말 제74회 전자부품기술학회(ECTC)에서 HBM의 높이를 고려할 때 16단 이상의 HBM 제품에 하이브리드 본딩이 필수적으로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하이브리드 본딩의 도입 필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한 16단 HBM4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세메스는 이에 발맞춰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에 적용할 하이브리드 본더도 개발해 고객사와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반도체도 마찬가지로 관련 장비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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