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홍윤기 기자]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가 지속 상향 중이다. 올해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이 SK하이닉스 추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올해도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독주체제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말 TSMC와 SK하이닉스가 협업해 준비 중인 HBM4(6세대 HBM)가 등장하면 경쟁우위가 더 공고히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SK하이닉스가 매출 65조8677억원, 영업익 20조5713억원을 거둘 것이라는 실적 컨센서스(각 증권사 실적전망치 평균)를 내놓았다.
지난 4월 초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당시 컨센서는 매출 59조5628억원, 영업익 13조2024억원이었다.
두 달만에 매출은 6조원, 영업익은 7조원 이상 상향조정된 셈이다.
2025년과 2026년 추정 전망치도 상승했다. 2025년 컨센서스는 매출 82조6646억원에 영업익 28조3287억원, 2026년 매출 89조1892억원, 영업익 28조4092억원 등이다. 2025년 전망치 역시 두달전(매출 72조3047억원, 영업익 18조9580억원)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익 모두 10조원 가량 늘었다.
전망치가 지속 상향되는 이유는 HBM 독주체제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쟁사들의 HBM3E(5세대 HBM) 시장 침투가 예상과 달리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함에 따라 HBM 시장 선두업체로써의 SK하이닉스의 경쟁우위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HBM3E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 체제를 유지하면서 세대 전환에 따른 판가 상승효과를 오롯이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올해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이 10조9000억원, 내년에는 19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3(4세대 HBM)를 독점공급하면서 올린 매출 규모는 2조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특히 내년말 ‘6세대’ HBM4가 등장하면서 SK하이닉스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TSMC의 동맹 효과로 경쟁력은 더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HBM4는 여러개의 D램을 적층하던 방식에 기존 HBM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맨 아래 베이스다이(Base Die)를 설치해 데이터 전송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면서 GPU에서 수행하던 연산도 일부 가능하도록 했다.
베이스다이는 고객이 원하는 기능으로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에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SK하이닉스가 지난 4월 TSMC와 손잡고 HBM4 개발을 선언한 것도 자체 파운드리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자체적으로 다이를 생산할 수 있었지만 HBM4부터는 TSMC의 로직 선단공정이 요구된다.
김주선 SK하이닉스 김주선 사장(AI Infra담당)은 “(TSMC와 HBM4 협업을 통해) 앞으로 SK하이닉스는 고객 맞춤형 메모리 플랫폼 경쟁력을 높여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했다.
김광진 애널리스트는 “HBM4는 고객 맞춤형으로 로직 다이가 적용되는 것이 특징으로 TSMC와 협업이 진행되는 부분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후발업체들의 기술격차 축소가 쉽게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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