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V 스타트업 피스커
전기차 출시 1년 만에 파산 절차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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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제조사 피스커(Fisker)가 첫 전기차 출시 후 대략 1년 만에 파산을 신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여러 외신이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피스커, 파산 절차 시작
덴마크 출신 자동차 디자이너 헨릭 피스커가 설립한 자동차 벤처 기업 피스커는 사실상 파산 절차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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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에 따르면 사업 초기 투자자들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 3840억 원)를 조달받은 피스커는 현금을 거의 다 사용하고 주요 투자자들과의 채무 계약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WSJ에 따르면 피스커는 제조 위탁을 통해 자동차 산업에 효율적으로 진입하려 했으나 상장 기업 운영의 복잡성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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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커는 지난 여름 첫 전기차 모델 오션(Ocean) SUV를 선보이며 테슬라와 같은 성공을 거두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초라한 종말을 맞이했다.
지난 3월까지 잠재적 투자자 유치 및 공동 제조 계약 체결을 위해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과 논의를 진행했으나 협상은 결실을 맺지 못했고 뉴욕 증시에서는 상장 폐지됐다.
이듬해 4월에는 이사회에 구조조정 전문가를 포함시키고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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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피스커 오션 SUV는 1회 충전 시 약 579km라는 주행 가능 거리와 4만 달러(약 5,530만 원) 미만의 가격으로 출시 당시 주목받았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문제로 인해 많은 리뷰어들로부터 비판을 받았으며 지난해 생산된 1만 대 이상의 오션 중 인도된 차량은 겨우 4900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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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업체에도 파산 물결 일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60%에 육박하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도 파산 및 구조조정의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 공급 과잉 현상으로 인해 시장 성장이 정체되자 치열한 가격 경쟁이 벌어졌고, 그 결과 자본력이 부족한 기업들이 무너지는 중이다.
중국 전기차 산업에서 한때 미래의 유망주로 평가받던 웨이마는 작년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또한 하이파이 생산업체인 화런원퉁은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부터 6개월간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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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업계는 가격 인하 경쟁을 통해 실적 둔화에 대응하고 있다. 작년 말 중국에서 판매되는 전기 승용차의 할인율은 역대 최고 수치인 8%를 기록했다.
이전에는 연말연시나 명절에 한해 제한적으로 진행되던 할인 행사가 빈번해지면서 ‘연간 상시 할인’이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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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전기차 산업은 수년 내 중국 시장 수요보다 수백만 대 더 많은 자동차를 생산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많은 기업이 매출은 늘고 있지만 가격 경쟁으로 인해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일부는 파산하거나 추가적인 자본 투입이 필요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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