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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서 모바일·반도체 등 ‘새 판 짜기’… 키워드는 AI·수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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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 전경./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 전경./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이달 18일부터 25일까지 모바일, 가전, 반도체 등 주요 사업부 수뇌부와 임원진이 모여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한다. 인공지능(AI) 광풍 속에서 모바일, 반도체 등 핵심 사업 전략을 구상하고,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체 사업 부문의 수익성 강화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18일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올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는 전 사업부에 걸쳐 화두로 등장한 AI 기반 제품군 확대와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두 축을 맡고 있는 모바일 사업은 ‘온디바이스 AI’가 화두에 오른 만큼 스마트폰의 AI 기능 강화를 포인트로 경쟁사와 차별화에 나설 예정이며, 반도체 부문 역시 AI 광풍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강화 방안과 고성능 범용 메모리 사업 점검, 파운드리 고객사 확대 계획 등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 모바일·가전, AI 접목 新가전 사업 확대에 사활

통상 글로벌 전략회의는 영업을 담당하는 지역총괄과 사업부가 각각 회의를 진행하고, 이후 교차 회의를 잇달아 진행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지역총괄이 ‘하반기에는 이런 제품이 필요하고 이런 기능은 꼭 넣어달라’고 주문하면 사업부가 지역 요구에 맞는 맞춤형 제품을 기획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사업부와 전체 지역총괄이 빠짐없이 교차 회의를 열면 전체 기간 중 100회가 넘는 회의가 진행된다.

우선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18일 모바일경험(MX) 사업부를 시작으로, 19일 생활가전(DA)·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20일 전사 등의 순으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수원사업장 등에서 개최되는 DX부문 글로벌 전략회의는 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이 주재하며 1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은 오는 25일 전영현 부회장 주재로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

첫 회의를 여는 MX사업부는 회의에서 올해 하반기 출시되는 갤럭시 Z 폴드, 플립6와 첫 스마트반지 갤럭시링 등 웨어러블 기기 판매 전략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해당 제품들은 다음 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 공개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가장 중요한 화두는 폴더블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AI로 경쟁사와 차별화 포인트를 확실하게 잡고, 경쟁 우위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자체 음성 비서 ‘빅스비’의 진화를 예고한 상태다. 최원준 삼성전자 모바일(MX)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4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빅스비에 생성형 AI와 거대언어모델(LLM)을 탑재해 앞으로 더욱 스마트해질 수 있도록 역할을 재정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 7일 삼성전자 뉴스룸 기고문에선 “갤럭시 AI 실시간 통역 기능을 삼성 앱뿐만 아니라 음성 전화 기능을 지원하는 다양한 서드파티 메시지 앱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가전 역시 화두는 AI다.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경쟁사와의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서 삼성전자 가전 사업은 수년간 영업이익이 정체기를 겪고 있다. 2010년대 내내 ‘스마트 가전’을 내세웠던 삼성전자는 최근 방향을 바꿔 ‘AI 가전’을 강조하고 있으며 냉장고, 세탁·건조기, 에어컨, 로봇청소기 등 주요 제품군에 AI 기능을 접목하며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 위기의 삼성 반도체, 구원투수 전영현 해법은

삼성전자 화성 EUV 생산라인 전경./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 EUV 생산라인 전경./삼성전자

가장 이목이 쏠리는 반도체 부문은 구원투수로 등판한 전영현 부회장 주재로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와 미세공정 기술 리더십 회복,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고객사 확대 등이 중요한 화두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광풍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는 새로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내준 시장 리더십을 되찾을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최우선 과제는 HBM 시장에서 엔비디아, AMD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 물량을 확대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 메모리 기업이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에 초반 승기를 내준 상태다. 지난해 시장 주류로 자리 잡은 HBM3(4세대)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SK하이닉스가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 최대 격전지인 HBM3E(5세대) 공급도 순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특히 연내 업계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메인 벤더(공급사)로 자리잡는 것을 목표로 전반적인 생산공정을 재점검하고 수율, 성능, 신뢰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범용 D램, 낸드플래시 시장에서의 수익성 재고도 중요 안건이다. 삼성 반도체는 지난해 극심한 수요 부진에 15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 내내 시장 수요가 개선되고 있으며, 주력 품목인 D램과 낸드플래시도 가격이 정상화되고 있다. 삼성 경영진은 하반기 가동률과 공급 전략을 고심해 반등하는 시장에서 최대 이익을 거둘 전략을 두고 머리를 맞댈 전망이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고객사 확보도 핵심 아젠다 중 하나다. 특히 글로벌 팹리스 고객사들이 선단 공정인 3나노를 본격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대만 TSMC를 선택하면서 파운드리 사업부는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삼성 반도체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는 3나노 공정의 칩의 수율, 성능, 신뢰성 강화를 위한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며 “3나노 수주 경쟁은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승패를 논하기엔 이르며 추후 파생 공정에서 고객사를 되찾을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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