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 1분기 아이폰 최대 소비국인 중국 OS(운영체제) 시장에서 구글과 화웨이에 밀려 3위로 추락했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화웨이 하모니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인공지능(AI)을 앞세운 다양한 기능을 적용하는 사이, 애플은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점유율 경쟁에서 뒤처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애플 iOS는 중국 OS 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4%P(포인트) 감소한 1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화웨이의 하모니 OS는 점유율을 8%에서 17%까지 늘리며 애플 iOS를 앞질렀다. 1분기 구글 안드로이드 OS는 6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P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해 4%P 증가했다.
중국에서 점유율이 감소하면서 애플 iOS의 세계 OS 시장 점유율도 전년 대비 3%P 줄어든 1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구글 안드로이드 OS는 77%의 점유율을 기록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3%P 늘었다. 화웨이 하모니 OS는 전년 대비 2%P 늘어난 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안드로이드와 하모니를 채택 중인 신제품은 다양한 AI 관련 기능을 적용했다. 중국 내 애국 소비 돌풍의 주역인 화웨이 메이트 60와 프로 모델에는 AI가 카메라에 담긴 사물의 높이, 길이, 부피를 측정하거나 촬영된 인물 사진을 AI가 스스로 보정하는 기능 등이 탑재됐다.
안드로이드 대표 주자인 삼성전자는 AI 기능을 앞세운 갤럭시 S24를 지난 1월 출시했다. 화면에 원을 그려 검색할 수 있는 ‘서클 투 서치’ 기능이나 사진에서 피사체의 크기를 원하는 대로 조정하거나 없애는 AI 편집 기능을 적용했다. 지난 2월 아너도 AI가 사용자의 안구 움직임을 감지, 손을 대지 않고 제어가 가능한 ‘매직 6 프로’를 내놓았다. 샤오미는 지난 1월 40만원대 초반 가격에 AI 기반 카메라 최적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레드미 노트 13 5G를 출시했다.
애플은 이달 iOS 18 업데이트를 통해 AI 통화 녹음, 통화 요약 기능과 오픈AI의 챗GPT를 기반으로 한 AI 챗봇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아이폰 15 프로부터 이 같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전 모델을 쓰고 있는 이용자는 AI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
반면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애플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부터 갤럭시S24뿐 아니라 구모델인 갤럭시S23, 갤럭시S23 FE, 갤럭시탭 S9까지 확대 적용했고, 보급형인 A 시리즈 등에도 AI 기능을 일부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화웨이는 2022년 출시된 노바 9 SE 등 보급형 모델에 일찌감치 AI 사진 보정 기능을 적용했고, 현재도 적용 범위를 늘리고 있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AI 시장 선점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애플이 고급 모델에만 AI 기능을 적용하는 프리미엄 전략을 고집한다면, iOS 점유율을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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