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홍윤기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호황에서 벗어나 2년간 침체국면에 빠져있던 B2C(기업대 소비자 거래) 생활가전 시장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팬데믹 기간 구매한 제품들의 교체 주기가 도래함과 동시에 올해 AI가전 신제품이 다수 출시됐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가전시장 침체기 빌트인 가전, HVAC(공조) 등 B2B(기업간 거래)로 활로를 모색해왔고 매출과 수익성으로 이를 입증해왔다. 하반기부터 본업인 B2C 시장이 되살아나면 본업인 B2C와 신사업 B2B 간 시너지가 예상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1분기 영업익 1조3354억원, 매출액 21조959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매출이다. 영업익은 재료비 인상과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해 전년 동기 보다는 10.8% 줄었다.
사업부문별로는 △H&A(생활가전, HVAC) 매출액 8조6075억원·영업익 9403억원 △H&E( 3조4920억원·영업이익 1322억원, △VS 2조6619억원·영업익 520억원, △BS 1조5755억원·영업익 128억원 등을 기록했다.
엔데믹 이후 기존 LG전자의 주력이었던 B2C가전 시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린 비결은 B2B사업 사업 성과 덕분이었다.
1분기 매출내역을 살펴보면 LG전자의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사업 부문인 VS사업부 매출은 전년(2조3865억원) 11% 늘었다. VS사업부는 지난해 출범 10년만에 매출액 10조원을 넘겼다.
B2B 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BS 사업본부도 전년동기(1조4796억원)에서 6% 늘었다. H&A사업부(생활가전, HVAC 등)가 매출액 8조6075억원, 영업익 94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2% 늘었고 영업익은 7% 감소했다.
가장 주목되는 부문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본부다. 전사 실적에서 H&A 부문의 매출액은 40%, 영업익은 70%를 차지했다. 영업이익률은 10.9%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 수에 재진입했다.
H&A사업본부는 B2C와 B2B영역이 함께 영위하고 있다. 기존 전통적인 생활가전에 더해 B2B 영역인 빌트인 가전도 담당한다. 특히 H&A산하 에어솔루션(Air Solution)사업부는 LG전자가 집중 투자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HVAC 사업을 맡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 실적 IR을 통해 “H&A사업본부가 HVAC 중심의 B2B 비중 확대, 온라인·구독사업 강화 등으로 매출 성장의 모멘텀을 확보하고, 효율적인 자원 투입과 원가개선 활동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B2C 가전부문인 HE(TV, 오디오, 뷰티기기 등) 사업본부와 비교해보면 차이가 드러난다. 가전업계는 지난 2020년부터 2023년 중순까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호황을 맞았으나 이후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H&A사업본부는 구독서비스와 B2B 비중확대로 2020년 매출액 22조2691억원에서 2021년 27조1105억원, 29조8955억원, 30조1395억원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김광수닫기김광수기사 모아보기 LS증권 애널리스트는 “B2B 비중 확대로 외형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AI 데이터센터 향 고부가 사업 기여도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2020년 HE사업본부 매출액은 2020년 13조1798억원, 코로나19가 절정에 달한 2021년 17조2191억원으로 30%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2022년 15조7267억원, 2023년 14조2328억원으로 코로나 해소 국면에 따라 매출액도 줄었다.
하반기부터 B2C 시장의 수요회복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판매된 제품이 2~3년 시간이 흐르는 동안 교체 주기를 맡고 있고, 올해 TV, 에어컨, 주방가전 등 LG AI가전이 잇달아 출시됐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글로벌 분쟁 지속 등의 불확실성 요인이 존재하나, 2분기 올레드 TV 수요부터 점진적인 개선이 예상되고 하반기를 기점으로 전반적인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김광수 LS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하반기 B2C 가전 수요의 회복 기대감이 있다”며 “파리올림픽과 유로 2024 이벤트로 인한 유럽 시장 중심의 OLED TV 판매 반등 가능성”이 있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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