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에 있어 ‘AI(인공지능)’ 기술 적용은 필수를 넘어 일반화된 모습이다.
단순히 콘텐츠에 필요한 에셋 제작 뿐만 아니라 기획 단계의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게 됐고, 더 나아가 새로운 장르까지 만들어갈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개최한 ‘2024 콘텐츠산업포럼’에서 박성범 넷마블 AI센터 팀장과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가 AI 활용 사례를 통해서 소개했다.
먼저 단상에 오른 박성범 팀장은 ‘AI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 기술’을 주제로 강연을 이끌었다.
그는 ‘게임’ 세상을 다채로운 콘텐츠를 즐기고 유저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콘텐츠로 타인과 소통하는 세계로 정의한 데 이어 여러 사례로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이미지, 동영상, 3D 에셋 제작이 AI를 활용해 쉬워졌다고 소개했다.
아바타 제작에 모션 캡쳐 등을 위해 100대 이상의 카메라가 필요했으나, 이젠 카메라 4대만으로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인간의 언어인 텍스트만으로 고품질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고, 휴먼 모션으로 동작을 컨트롤 하면서 비디오 영상이 생성되는 기술, 이미지나 영상을 뛰어넘어 3차원 콘텐츠를 생성하는 기술도 알렸다.
박 팀장은 “사람이 초안을 간략히 만들고, AI가 디테일한 요소를 추가하고, 사람이 검수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으로 일주일 작업물이 반나절이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또한 결과물에 목소리, 표정 등 인간의 감정 정보까지 담아 자연스러운 얼굴 애니메이션도 생성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게임 제작에 있어 AI 기술이 주요하게 활용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유원 대표는 ‘게임 기획 수단으로서의 AI’를 주제로 신작 ‘페이크북’ 개발에 생성형 AI를 활용하게 된 계기를 소개했다.
8월 출시 예정인 PC 게임 ‘페이크북’은 가상 SNS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디 추리 어드벤쳐 게임이다. 언니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 위해 SNS상의 유명인의 돼야 한다는 설정 아래 평범한 사람들과 DM을 주고 받고 의뢰를 수행하면서 SNS 이용자의 신상을 파악하는 과정을 다룬다.
그는 “SNS 파도타기가 인터렉티브 스토리텔링의 트리노드 기법과 유사해 목적만 주면 게임이 될 것 같았다”며 “기획 당시 방대한 SNS를 구현할 수 없어 포기했지만, 이젠 AI로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SNS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한국어 데이터로 학습된 ‘하이퍼클로바X’와 실사풍 이미지를 생성하는 ‘스태블 이퓨젼(stable Diffusion)’을 다수 활용했다고 한다.
AI는 게임 개발에 있어 인력 대체, 효율화, 자동화 등 비용 절감 부문과 변화하는 스토리, 소통하는 NPC 등 콘텐츠 단계에서 두루 활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실시간 레벨 디자인, 유저 전용 콘텐츠 커스텀 등 운영적 측면에서도 쓰이고 있다.
그는 “유저 눈높이가 높아져 이제 AI가 익숙졌다. ‘AI를 활용한다고 알리는 것은 인터넷을 우리 사업에 쓴다는 것과 같다’는 다른 개발자 말을 인용하려 한다”며 “우리는 이제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AI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AI로 비용이 낮아지는 측면에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데이터마이닝이나 저작권 부분에서 회색지대인 AI, AI 기술이 반영된 콘텐츠에 대한 판단 척도가 진짜(사람이 한 것)같은가에 중심이 된 사회 분위기에 아쉬움을 표했다.
강연에 이어 ‘생성형 AI 시대, 변곡점을 지나는 자세’를 주제로, 이승훈 안양대학교 게임콘텐츠학과 교수가 토론을 이끌었다. 토론에선 강연에 대한 코멘트와 함께 AI 기술의 강점과 단점을 다뤘다. 이어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기술 혁신이 콘텐츠산업 생태계에 가져올 새로운 기회와 창작생태계 육성을 위한 정책지원 및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정책, 방송, 게임, 음악, 이야기 등 5개 분야 30여 명의 콘텐츠산업 전문가, 창·제작자, 생성형 AI 기술 개발 전문가의 강연을 중심으로 오는 14일까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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