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 기술 분야 대표 석학 모임인 한국공학한림원이 초인공지능(ASI)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뇌공학 등 연관 분야와의 융합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법·제도 정비와 인력육성을 추진하는 실증 테스트베드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학한림원은 11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IS4T(Industrial Strategy for Tomorrow)포럼’을 열고 ‘2040 산업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는 ‘위기의 K-인더스트리 미래주도 혁신과제로 대체불가의 나라를 꿈꾼다’를 주제로 열렸다.
공학한림원은 지난 2022년 국가 산업의 미래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산업미래전략위원회를 발족했다. 2040년을 목표로 미래 주력 산업을 새롭게 설정하고 신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게 목표다.
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미래의 기술혁신과 글로벌 지정학’을 축으로 미래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미래 핵심 산업을 7개 분야로 정리해,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 방향을 제안하는 중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7개 분야는 △ASI △에너지 & 환경 △바이오의학 △미래 모빌리티 △생활 인프라 △ICT 생태계 △제조다.
올해는 △배터리 △반도체 & 디스플레이를 더한 총 9개 도메인(7개 도메인, 2개 하위 세부 도메인)에 관한 45건의 ‘미래 주도 혁신과제’를 도출했다.
ASI 부문에선 △AI 모델 및 특화 데이터 분야 선도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ASI 자가 학습·진화 기술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MUM-T △ASI 기술개발·사업화 실증 테스트베드 도입을 제안했다.
연구를 진행한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은 “ASI 산업주도권을 확보하려면 기업, 학계의 AI 연구와 사업화의 개별적 성과를 기다리기보다 국가 차원의 선도적 연구와 사업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부문에선 △배터리 주행거리 1000km 달성 △리튬이온배터리 소재 가격 혁신 △K-배터리 표준 센터 설립 △배터리 연구개발 인력 양성 프로그램 개발이 혁신 과제로 도출됐다.
장혁 삼성SDI 상근고문 부사장은 “2040 배터리 세계 최강국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K-배터리 산업의 SWOT 분석을 통해 4건의 미래 주도형 혁신 과제를 도출했다”면서 “강점은 극대화하고 약점을 극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 디스플레이 도메인에선 메모리 반도체 초격차 위상 강화와 미래 반도체 연구 본격 착수 핵심 과제로 발표됐다. 메모리 중심 범국가적 차세대 패키징 기술 경쟁력 확보 등이 세부 혁신 과제로 제시됐다.
이 밖에도 △소형모듈원전(SMR) 실증사업 △이산화탄소포집 및 원자력 수소 연계 항공 연료 연료전지 개발이 에너지 & 환경 분야 등에서 제안됐다.
김기남 공학한림원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기술 주도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 회장은 “한국 반도체산업은 모바일 시장 개화 이후 줄곧 1, 2위를 달성했으나 AI 반도체가 본격화한 지난해 이후 엔비디아, TSMC가 매출을 대폭 확대하며 미국과 대만이 승자로 떠올랐다”며 “우리나라는 메모리 중심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조선 등 일부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10년 뒤 모습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첨단기술 분야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첨단기술 글로벌 경쟁 상황이 위기이자 도전”이라면서 “대체 불가한 기술을 확보하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 방안”이라고 진단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글로벌 첨단 산업 전쟁에서 우리가 앞서 나가기 위해선 기업연구소, 대학과 같은 혁신 주체가 원팀이 돼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포럼에서 논의된 미래 비전 제시가 현실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공학한림원은 이날 포럼에서 제안된 피드백을 바탕으로 연구 결과를 보완해 하반기에 최종 보고서 ‘담대한 비상 – 대한민국 2040, 대체 불가의 나라’를 발간할 계획이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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