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미국이 대(對)한국 무역적자를 앞세워 한국산 차량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10일 ‘미국 대선에 따른 한국 자동차산업의 영향’ 보고서를 통해 “한국 자동차산업은 미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미국 시장에서 수출과 현지 생산을 적정 수준으로 조절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자동차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2.9%다. 완성차 수출에서 미국 의존도는 45.4%, 전기차는 35%를 기록했다. 2019부터 2023년까지 미국 전기차 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88%에 달했다.
산업연은 “자동차산업은 미국에도 매우 중요한 산업이어서 정치적 성향이나 대통령의 특성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미국 대선 이후 자동차 정책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우리나라 업체의 전기차 판매 호조를 예상했다. 환경 규제로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며 경쟁 우위를 지닌 우리나라 자동차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대미 자동차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자동차산업은 지난해 289억 달러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산업연은 “트럼프 재집권의 경우 미국 자동차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보편적 관세’ 대상 국가에 한국을 포함할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 관세 부과 시 수출 물량이 현지 생산 물량으로 대체되면서 자동차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자동차 수출이 미국 정책이나 시장 동향 변화에 따라 직접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국 대선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이후 수출 의존도가 높아진 미국 시장 이외에도 동남아, 중동, 동유럽 등으로 시장을 분산시켜 특정 시장 종속에 따른 불안정성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유 산업연 선임연구위원은 “전기차 이외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 등 다양한 탄소중립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규제와 시장, 공급망 요인에 따른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며 “또, 전기차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정책이 강화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자체 공급망 구축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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