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 기업 TCL과 하이센스가 국내 총판을 거치지 않는 ‘직접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본사가 국내 온·오프라인 채널과 계약을 체결, 총판에 제공하는 마진을 없애 공급 가격을 낮추려는 전략이다.
TCL과 하이센스의 가성비 높은 성능과 품질에 가격 경쟁력을 더한 직접 공급 전략으로 국내 가전 시장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TCL은 TV에 이어 냉장고·세탁기 등 생활가전 유통을 위해 직접 공급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TCL은 지난해 7월 한국법인 티씨엘일렉트로닉스코리아를 설립했다. 하이센스도 생활가전을 국내에 유통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직접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
TCL은 출하량 기준으로 삼성전자에 이은 세계 2위 TV 브랜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대형 총판을 통해 TV를 공급했다.TCL은 TV 이외에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로봇청소기, 공기청정기 등 주요 백색가전도 공급하는 종합가전사다. 노트북, 사운드바, 스마트폰, 이어폰, 태블릿까지 갖췄다.
하이센스는 출하량 기준 세계 3위 TV 브랜드다.
하이센스 역시 세탁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에어컨, 오븐 등 주요 가전 제품군을 망라하는 종합가전사다. 국내 시장에 TV를 포함한 가전 제품군을 공급하기 위한 유통 전략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앞서 중국 메이디는 국내에서 총판을 거쳐 제품을 공급하다가 직접 공급으로 선회했다. 온라인은 쿠팡과 손잡았고, 오프라인 채널 확보를 위해 롯데하이마트와 협상하고 있다.
이들의 행보는 국내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유통 단계를 줄여 비용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제품 가격을 낮추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국 가전 기업의 가성비 높은 성능과 가격 경쟁력 제고 전략이 국내 가전 시장에 적중할 지는 미지수다.
중국 가전 기업이 얼마나 촘촘한 사후서비스(AS) 네트워크를 갖추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가전사 관계자는 “백색가전 AS 경험을 보유한 전문 서비스 업체가 많지 않아 고민”이라며 “한국 시장에서 좋은 품질에 맞는 AS 서비스 네트워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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