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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섬’ 꿈꾸는 대만, 컴퓨텍스로 확인한 가능성[컴퓨텍스2024]

IT조선 조회수  

“인텔(Intel)의 ‘I’와 대만(Taiwan)의 ‘T’를 합치면 IT가 된다.”

세계 반도체 업계를 이끄는 ‘빅맨’들이 대만을 향해 뜨거운 구애를 펼치고 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 단상에 올라 이 같이 말했다. 겔싱어 CEO는 이번 기조연설 참석을 위해 예정됐던 한국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컴퓨텍스 2024'가 열린 대만 타이베이 난강 1전시장 전경. / 타이베이=홍주연 기자
‘컴퓨텍스 2024’가 열린 대만 타이베이 난강 1전시장 전경. / 타이베이=홍주연 기자

AI 칩 시장의 선도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번 컴퓨텍스에서 “2026년에 출시할 차세대 AI 그래픽처리장치(GPU) 플랫폼 ‘루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AI 시대가 우리 앞에 와있고, 대만은 그 중심에 있다”며 “엔비디아는 대만 내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함께 성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자리에서 리사 수 AMD CEO는 새로운 AI 가속기 ‘MI325X’의 4분기 출시를 알렸고, 팻 겔싱어 인텔 CEO는 AI 패키지 ‘가우디3’를 선보이며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H100보다 훈련, 추론 성능이 뛰어남을 강조했다. 인텔, 퀄컴, AMD 등 글로벌 반도체 수장들이 컴퓨텍스에 참석해 서로를 견제하는 모습은 반도체와 AI 시장에서 대만의 위상을 보여주기 충분했다.

컴퓨텍스 2024 기조 연설 라인업. / 타이베이=홍주연 기자
컴퓨텍스 2024 기조 연설 라인업. / 타이베이=홍주연 기자

대만 타이베이에서 지난 4일부터(현지시각) 나흘간 열린 IT 박람회 ‘컴퓨텍스 2024’가 막을 내렸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컴퓨텍스는 역대 가장 많은 36개국 1500개 기업이 참가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커졌다. 관람객도 5만명에 달한다. 이번 컴퓨텍스는 ‘아시아’의 컴퓨팅 전시회라는 딱지를 떼고 ‘세계 최대’ 반도체·IT 전시회로 격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AI 시대를 기점으로 ‘대만 파워’가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현재 대만 반도체 생태계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를 중심으로 꾸려져 있다. TSMC는 엔비디아, 애플, 인텔, 퀄컴, AMD 등 글로벌 반도체 거물의 제품 생산을 담당한다. 대만에는 반도체 제조를 담당하는 TSMC 외에도 설계, 디자인, 패키징(후공정) 등을 수행하는 기업들이 즐비해 있다. 미디어텍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1위이며, ASE는 후공정 부문 글로벌 1위다.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가 만든 도면을 생산공정에 들어맞게 다시 그리는 반도체 디자인하우스도 대만 내 200개가 넘는다.

짜임새 있게 구성된 대만의 반도체 생태계에 편입하고자 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현재 1조원을 투자해 대만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고 있다. AMD도 2100억원을 투입해 대만에 아시아 첫 R&D 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컴퓨텍스 2024 전시장 내 기가바이트 부스. / 타이베이=홍주연 기자
컴퓨텍스 2024 전시장 내 기가바이트 부스. / 타이베이=홍주연 기자

대만 정부는 이번 컴퓨텍스를 발판 삼아 ‘세계의 기둥’ 입지 굳히기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지난달 20일 취임 연설에서 대만을 AI 스마트섬으로 만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라이 총통은 지난 4일 컴퓨텍스 2024 개막식에 참석해 AI에 기반한 대만 경제 활성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만 내 데이터센터와 슈퍼 컴퓨터 구축, 인재 육성이라는 세 가지 주요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타이베이=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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