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이 해운운임 상승세에 힘입어 코로나19 이후 최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달성한 조단위 영업이익 복귀도 점쳐진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SCFI)는 5월 31일 기준 3044.77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인 2022년 8월 26일 이후 1년 9개월 만에 3000선 돌파다.
SCFI는 올해 들어 2000선 이상을 유지하다 3월 29일 1730.98 이후 8주간 지속 상승했다. 2023년 1월부터 12월 중순까지 1000선을 오르내린 점을 고려하면 2~3배 상승한 셈이다.
해운운임 상승세는 홍해발 물류 사태 영향이 가장 크다. 홍해에서 미·영 연합군과 예멘의 친이란 반군 세력인 후티 간 공세로 유럽으로 향하는 수출 길목인 수에즈 운하가 막혀 글로벌 해운사는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으로 우회하며 운임이 상승했다.
이외에도 중국 노동절 연휴 전후 소비 급증, 캐나다 철도 파업과 미국 항만 노사 갈등에 따른 물류 차질 우려 등이 해운운임 상승을 부추겼다.
통상 1분기는 해운업 비수기로 분류된다. 하지만 연초 상승세 이후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점쳐진 해운운임이 지속 상승하자 HMM의 상반기 실적 역시 기대가 커지고 있다.
HMM은 해운운임 상승세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매출액 2조3299억원, 영업이익 4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3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7.5%로 글로벌 선사 중 최상위 수준을 유지했다.
HMM의 1분기 영업이익은 2023년 연간 영업이익 5849억원 70%에 달하는 수준이다. 해운운임 상승세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연간 실적을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올해 연간 조단위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HMM의 올해 1조8415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MM 연간 영업이익이 조단위로 복귀할 경우 2022년 9조9516억원의 천문학적 영업이익 기록 이후 2년 만이다.
다만 관련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이후 해운운임이 조정을 받아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말 블랙 프라이데이 등 성수기를 보낸 직후 물동량이 감소하는 연초 비수기에 앞으로 성수기 물량이 앞당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전통적 성수기인 7~9월 수요가 예년 대비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운임 상승은 홍해 사태로 대부분 선사들이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 항로를 채택해 운항 거리가 증가했고 하주들은 예약 잡기 어려워졌다”며 “1항차당 왕복 시간이 길어져 성수기 주문이 예년에 비해 일찍 시작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황 강세 지속 여부는 현재 늘어난 수요가 성수기가 앞당겨진 효과인지 전통적 성수기에도 수요가 이어질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HMM은 오는 2026년까지 벌크선을 현재 45척에서 55척으로 확대, 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선 확보 등 중장기 계획을 바탕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업황 변동성에 대비할 방침이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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