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주요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위협을 받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업체들이 신흥국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중남미·동남아시아·중동 지역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급증하면서 삼성전자를 위협했다. 출하량 규모는 삼성전자 보다 뒤처졌지만, 성장률이 크게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해당 지역 삼성전자 출하량은 미미한 변화를 보였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1분기 중남미 지역 삼성전자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6% 오른 1110만대다. 샤오미, 트랜지션, 아너 출하량은 각각 45%, 215%, 293% 증가했다. 규모는 각각 530만대, 340만대, 260만대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삼성전자와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출하량이 450만대를 기록할 동안 트랜지션은 420만대를 출하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줄어든 반면, 트랜지션은 197% 급증했다. 샤오미 또한 52% 증가한 380만대를 달성했다.
같은기간 중동 지역도 위협받았다. 삼성전자는 310만대, 트랜지션은 270만대, 샤오미는 230만대다. 삼성전자 출하량은 17% 줄어든 반면 트랜지션과 샤오미는 각각 194%, 132% 폭증했다. 특히 작년 미미한 성장세를 보였던 아너 출하량은 3배 이상 올랐다.
이같은 시장 상황은 삼성전자가 ‘갤럭시AI’ 확대 전략에 맞는 프리미엄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저가 스마트폰 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마케팅을 강화한 게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이는 영역은 갤럭시A·M등 중저가 스마트폰이다.
카날리스 측은 “중동 지역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은 1분기 프리미엄 포트폴리오 강화를 우선했다”며 “삼성의 1분기 판매량은 보급형 및 미드레인지 A시리즈 모델 기여도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들은 “이 기간 ASP(평균 판매 가격)는 갤럭시S24 시리즈의 갤럭시 AI 기능을 강조한 캠페인으로 인해 19% 상승했다”고 했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신흥국 입지에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흥국 인기 스마트폰은 저가형에 고급브랜딩이 된 제품”이라면서 “회사가 갤럭시 A·M 등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데다 신흥국 소비 패턴도 프리미엄으로 변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 역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있어 추후 상황을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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