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께서 별세 하였으므로 삼가 알려드립니다. 장례식장 링크(URL)”(문자메시지)
“‘피싱·스미싱 사기가 의심됩니다. 누르지 마세요.”(휴대폰 알림)
올 하반기 통신사에서 자체적으로 단말기 내부에 보이스피싱·스미싱 사기 범죄를 감지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이식하는 등 적극적인 범죄 예방에 나설 전망이다. 범죄로 의심되는 특정 단어가 오가지 않더라도 인공지능(AI)이 알아서 문맥을 이해하고 사기로 의심되는 경우 차단에 나서는 것이다.
음성 통화로 인한 보이스피싱 범죄 뿐 아니라 악성코드에 감염돼 스마트폰을 ‘좀비폰’으로 만드는 스미싱(SMS와 피싱의 합성어·문자메시지를 통한 개인정보 사기) 범죄 예방에도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 휴대폰 안의 AI, 피싱·스미싱 감지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 하반기 단말기 내에서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활용, 피싱·스미싱 범죄를 막는 기술을 선보인다.
SK텔레콤은 “AI가 실제 범죄 대화 패턴을 학습하고 나면 (실시간으로) 통화 진행 도중 상대가 수사기관을 사칭하거나 금융 거래를 이유로 개인정보 등을 요구할 경우 ‘의심통화’로 분류한다”면서 “본인과 가족에게 즉각적으로 알림을 전송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 학습을 위해 실제 피해 사례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제공받을 예정이다. SK텔레콤 측은 “국과수로부터 약 2만1000건의 실제 통화데이터를 제공받아 학습시킬 예정으로, 현재 데이터의 가명처리 등이 진행 중이며 6월 중 데이터를 제공받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T는 AI를 활용해 숨은 의도까지 찾아내 범죄를 막는 ‘AI 클린 메시징 시스템’을 지난 1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현재 통신 3사 중에선 유일하게 약 30명 규모의 스팸 전담팀을 운영해 스팸 전송자 이용 계정 등을 특별 관리하고 있다. KT 측은 “2025년 하반기부터는 AI가 사람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스팸을 필터링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KT는 웹페이지나 스미싱 설치 파일(APK 형식)로 연결하는 URL 등 ‘악성 URL(Uniform Resource Locator)’을 걸러내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KT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스팸 신고 데이터에서, 해외에서는 글로벌 피싱사이트 공유 플랫폼 ‘피시탱크(Phish Tank)’로부터 관련 내용을 주기적으로 공유받고 있다”면서 “URL이 수시로 바뀌고, 불법 스팸을 검증하는 사람도 실제 확인하는 단계에서 감염 또는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까지 대비해 관련 모델을 고도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 번호 바뀌어도 원천 서버 IP 추적
LG유플러스는 스팸 차단 서비스 ‘U플러스 스팸 차단 알림’ 앱을 지난해 2월부터 무상 지원하고 있다. 통화 알림 창에 스팸 전화 여부를 안내하는 동시에 범죄 위험이 높은 전화·국제전화·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 등을 이용자가 선택하면 자동 차단하는 서비스다.
LG유플러스는 한발 더 나아가 원천 서버 IP를 추적 및 차단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존에는 문자메시지에 특정 단어가 포함되어 있어야 스팸 처리가 됐다면, ‘스팸 IP’로 분류된 서버에서 발송된 메시지라면 발송 번호가 바뀌더라도 모두 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KISA가 제공하는 스미싱 URL 목록을 기반으로 원천 서버 IP를 추적하는 기술을 활용하게 된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보이스피싱 예방을 돕는 결합 요금제를 내놓았다. KT엠모바일은 지난 3일 ‘모두다 맘껏 7GB+’(월 1만7400원), ‘모두다 맘껏 15GB+’(월 2만900원), ‘모두다 맘껏 11GB+(월 3만3900원)’ 등 후후 안심 요금제’ 3종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위험도를 안내하고, 고객 발신 전화가 다른 전화로 연결되는 것을 미리 파악하는 전화 가로채기(번호변작) 탐지, 보이스피싱 번호 알림, 문자에 포함된 URL 위험 여부를 확인해주는 스미싱 URL 탐지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이와 더불어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금융 피해, 변호사 선임 비용도 유형별 최대 100만원까지 보상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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