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보이스피싱 예방 AI 서비스 개발…실시간 판별
LGU+는 내·외부 데이터 종합 분석해 대응방안 제공
알뜰폰도 동참…보이스피싱 솔루션 제공 요금제 출시
보이스피싱 피해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동통신사들이 범죄 예방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 중 SK텔레콤은 특정 통화가 보이스피싱 인지 아닌지를 인공지능(AI)이 판단하는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러한 서비스가 날이 갈수록 고도화하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보이스피싱 예방 AI 서비스를 개발한다. AI가 통화 문맥을 분석해 보이스피싱 의심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별하고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될 경우 본인이나 가족에게 알리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은 통화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해당 서비스에 온디바이스(On-device) AI 기술을 적용한다. 온디바이스 AI는 AI 기능 구동 시 데이터를 외부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 단말기 내에서 처리하는 기술이다.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하려면 거대언어모델(LLM)을 경량화한 소형언어모델(sLM)이 필요하다. 또 sLM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비식별 처리한 약 2만1000건의 통화 데이터를 제공받기로 했다. 데이터를 받으면 미세조정(파인튜닝)을 통해 성능을 정교화하고 이를 시제품에 담아 검증한 후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고객피해방지 분석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LG유플러스가 보유한 고객의 피해대응 정보와 경찰청,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외부기관이 가진 정보를 모아 AI 기술을 통해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도출한다. 해당 시스템을 보다 정교화하기 위해 LG유플러스는 최근 경찰청에 보이스피싱 시나리오, 범죄자 발언 등 실제 신고 데이터까지 제공을 요청했다.
알뜰폰도 보이스피싱 예방에 동참하고 있다. 국내 알뜰폰 1위 사업자 KT엠모바일은 최근 보이스피싱 사전 예방과 사후 조치를 돕는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요금제에는 ▲보이스피싱 예방 솔루션 ▲보이스피싱·스미싱 피해 보상 ▲보이스피싱ㆍ스미싱 대응 변호사 선임 비용 등 혜택이 포함돼있다. 보이스피싱 예방 솔루션은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위험도를 알린다.
최근 이통사들이 보이스피싱 예방 AI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는 이유는 이들의 AI 기술이 보이스피싱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만큼 기술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 예방 AI 서비스에는 언어를 이해하고 추론하는 능력이 뛰어난 LLM이 활용되는데, 이통사들은 챗GPT 열풍 이후 2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LLM 개발 역량을 키워왔다. KT는 지난해 말 자체 LLM ‘믿음’을 공개했으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달 안으로 각각 통신 특화 LLM ‘텔코 LLM’과 ‘익시젠’을 공개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범용 LLM으로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는 글로벌 빅테크를 따라갈 수 없다고 판단하고 통신 특화 LLM 개발 전략으로 선회해 차별화를 꾀했다.
한편 보이스피싱 피해는 줄어드는 듯하다 지난해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이스피싱으로 발생한 1인당 피해액은 2019년 1134만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20년 1288만원, 2021년 1273만원, 2022년 1132만원으로 줄어들다가 작년 상반기에만 1600만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전체 보이스피싱 적발 건수는 2019년 7만2488건에서 2022년 2만8619건으로 감소했다. 금감원은 금융사기범들이 취약한 피해자를 포착하면 한 번에 거액을 편취하는 식으로 범행 수단을 바꿔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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