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향후 15년간 신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허가 규모를 2.5GW로 제한하고 평가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키로 하면서, 발전업계가 전력 시장 진입을 놓고 본격 경쟁에 나섰다. 현재 발전업계가 계획 중인 사업 규모가 8GW에 달해 사업자로선 ‘좁은 문’을 뚫어야 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르면 오는 8월 LNG발전 용량시장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용량시장은 특정 기간 전력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설비 총량을 정해놓고 경쟁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는 제도다.
최근 발표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8년까지 2.5GW 규모 LNG 발전 설비만 용량시장을 통해 신규로 전력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 시범사업은 1.1GW 규모로 사업자 선정과 함께 용량시장 운영에 관한 전반적 사항을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범사업에선 다수 발전사업자간 경쟁이 예상된다. 앞서 정부에 LNG 발전사업허가를 신청한 사업자는 대전열병합(씨엔씨티에너지, 495㎿), 묘도열병합(한양, 495㎿), 한화에너지(980㎿), GS E&R(515㎿), 포스코인터내셔널(496㎿), 한주(300㎿) 등이다. 총용량은 3.3GW로 모두 경쟁에 뛰어들면, 3대 1구도다.
나머지 1.4GW 규모 용량시장은 내년에 열릴 공산이 높다. 업계 추산 LNG발전 신규 사업 수요 규모는 5개 사업자를 제외하고도 4.7GW에 이른다. 시범사업에서 선정되지 않은 물량까지 내년 경쟁에 뛰어들면 경쟁률은 5대 1에 달한다.
사업자 선정은 전력 판매 요금과 설비 용량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산업부가 최근 업계를 대상으로 공개한 사업자 선정 평가 항목은 가격(40), 비가격(60) 부문으로 나뉜다. 여기서 가격은 용량요금(CP), 비가격 부문은 유연성(규모), 계통기여도, 열 공급 대비 설비 용량 적정성 등이 핵심 평가 항목이다. CP를 낮게 제시하고 설비용량이 작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현재 상황만 보면 경쟁이 불가피하다”면서 “사업자들이 계획한 설비용량 규모가 비슷해 CP 등 가격 요인이 크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자 발전업계는 용량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도 동시에 강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발전공기업의 석탄·LNG 발전 전환 사업에 공동 참여하거나 전력 시장을 통하지 않고 그 구역의 전기 사용자에게 전기를 공급하는 구역전기발전소를 신규 발전설비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민간발전기업 한 관계자는 “현 상황만 놓고 보면 6GW에 이르는 신규 LNG발전 수요가 용량 시장에 들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익성과 전력 공급 규모 측면에서 제약이 있음에도 일부 발전사업자는 발전공기업과의 공동사업이나 구역전기사업 진출 등 선택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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