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엔비디아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며 인공지능(AI)에 기반해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4일(현지시각) 컴퓨텍스 2024의 개막식에 참석해, 대만이 세계 과학기술 분야의 중심이 되겠다며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라이 총통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언급하는 등 엔비디아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강조하는 태도를 보였다.
‘컴퓨텍스 2024’는 대만 대외무역발전협회(TAITRA, 이하 ‘타이트라’)와 타이베이시 컴퓨터 협회(TCA)가 공동 주최하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ICT 산업 전시회다. 4일부터 7일까지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제 1, 2 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는 26개국, 1500개 이상 기업이 참여해 4500개의 부스가 꾸려지고, 관람객은 5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이번 컴퓨텍스 2024의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보냈다. 주최 측 관계자는 라이 총통이 축사를 진행할 지 여부에 대해 행사 시작 직전까지도 알 지 못했다고 전했다.
무대에 오른 라이 총통은 “올해 컴퓨텍스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대만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 기둥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라이 총통은 3가지의 목표를 제시했다.
우선 대만은 국가 주도 하에 자체 슈퍼컴퓨터 구축에 나선다. 또한 정부도 AI 분야 인재 육성에도 힘쓰겠다고 약속하며, 기업에도 협조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라이 총통은 “AI는 대만 경제 발전의 추진력이 될 수 있다”며 “AI가 대만의 경제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0일 제 16대 대만 총통에 취임한 라이 총통은 취임식에서 대만 5대 핵심 산업으로 반도체, AI, 군사, 보안, 차세대 통신을 꼽았다. 당시 “대만을 실리콘(반도체) 섬에서 AI 섬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라이 총통은 컴퓨텍스 축사에서도 엔비디아를 언급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자사의 슈퍼컴퓨터를 대만에 설치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현재 엔비디아는 1조원쯤을 투입해 대만에 ‘AI 혁신 연구개발(R&D) 센터’를 건설 중이다. 여기에 슈퍼컴퓨터가 설치될 예정이며, 엔비디아는 슈퍼컴퓨터 용량의 25%를 대만 연구소·스타트업에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라이 총통은 개막식이 끝난 후에도 전시장에 마련된 에이수스(ASUS), 에이서(Acer) 등 대만 기업의 부스를 둘러보는 등 대만 기업을 응원하는 행보를 보였다.
한편 컴퓨텍스 2024는 ‘AI를 연결하다(Connecting AI)’를 주제로 ▲AI컴퓨팅 ▲고급 연결성 ▲혁신 ▲지속가능성 ▲몰입형 현실 ▲미래 모빌리티 총 6개의 테마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전시 영역은 ‘AI 컴퓨팅 및 시스템 통합’, ‘부품 및 배터리 에너지 저장’, ‘스마트 모빌리티’ 등 세 가지로 구성됐다. 에이수스, 조텍 등 주요 업체들도 대거 참석해 신제품을 선보인다. 한국 기업도 한미마이크로닉스, SK 하이닉스를 비롯해 30여 곳이 참가했다. 그 외에 별도로 마련된 ‘더 이노벡스(The InnoVEX) 스타트업 존’에서는 다양한 국가의 스타트업 관계자, ICT 전문가가 교류할 수 있는 장이 열린다.
타이베이=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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