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 가계통신비 정책 수립을 위해 국내 통신요금 수준을 세밀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통계지표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통신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와 국내 특수성을 반영한 한국형 모니터링 방식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최근 발간한 ‘가계통신비 측정을 위한 국내 통신이용 바스켓 방법론 제언’ 보고서를 통해 보다 정밀한 통신비 측정 방안으로 한국형 바스켓 방법론을 제안했다.
바스켓 방법론은 대표적 소비패턴을 여러개 가정해 통신사업자가 출시하는 요금제 내용을 파악하고, 해당 바스켓에 해당하는 최저요금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유럽전자통신규제기구(BEREC), 영국 오프콤(Ofcom) 등 글로벌 통신 규제기관은 이를 활용해 통신비를 측정하고 있다.
현재 국내 가계통신비 측정에 사용되는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지표는 대표 평균값만을 제시하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통신요금 정보로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반면 바스켓 방법론은 단일통계가 아니라 통신속도, 사용량, 결합 등 다양한 소비패턴을 반영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통신요금 측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KISDI는 사용자 괴리를 줄이고 국내 통신 이용 환경을 반영한 한국형 통신요금 바스켓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단품과 가구로 나눈다. 단품바스켓은 초고속인터넷과 이동전화를, 가구바스켓은 여기에 유선전화, 유료방송을 추가한 조합으로 가구원수를 반영한다.
국내 주요 통신사 요금제와 결합 할인 정보를 수집하고, 통신사별 최저요금을 추출. 해당 통신사 시장점유율로 가중 평균해 시장 전체에 대한 가격 수준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가구바스켓 중 하나인 B22는 이동전화(음성 300분·데이터 20GB) 2회선과 500Mbps급 초고속인터넷 1회선으로 구성돼 2인가구 통신요금 수준을 평균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시범 계산한 결과 지난해 6월 기준 B22 바스켓 평균요금은 월 9만7416원, 가장 저렴한 요금은 8만8278원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유리 KISDI 연구위원은 “국내 가계통신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매우 높은 반면, 천차만별인 통신 소비에 대한 정량적·체계적 통계체계는 부족하다”면서 “이번 연구는 국내 통신요금 바스켓을 실험적으로 제시한 기초작업이라는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연구위원은 “한국형 바스켓은 국내 통신시장 체계적 모니터링을 위해 필요하며 정책 목적에 부합하도록 지속 보완해 나가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국내 통신 요금제 및 할인제도를 꾸준히 데이터베이스화하고 국내 통신소비 특성에 대한 세부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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