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통상환경이 악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세탁기와 건조기 이외 생활가전도 미국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현지화로 보호무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다.
송창호 LG전자 테네시 공장 법인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클라크스빌 공장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과 트럼프 당선에 대한 대응 전략을 다르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을 피하고 현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클라스크빌 생활가전 공장을 세웠다.
2018년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 세탁기 120만대를 저율관세쿼터(TRQ)로 설정하고 첫 해에 TRQ 이하 물량에 20%, 초과 물량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세이프가드 발동 2년차인 2019년부터는 TRQ 이하 물량에 18%, 초과 물량에 45% 관세를 부과했다.
LG전자는 미국 대선 결과에 맞춰 현지화 전략으로 보호무역주의를 극복할 계획이다.
송 법인장은 트럼프의 10% 보편적 관세 공약 등을 언급하며 “현재 바이든과 트럼프가 주장하는 통상정책을 보면 트럼프 정책이 저희 입장에서는 더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 대(對)중국 관세를 업데이트하는 등 지금도 미·중 무역 환경이 좋지 않다면서 “바이든이라고 해서 좀 더 낫다거나 트럼프가 좀 더 힘들다는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생산하는 테네시 공장에서 냉장고, TV 등 다른 제품도 만드는 방안에 대응한다. 현 공장 부지에는 3개 동을 지을 공간이 충분하다.
송 법인장은 “만약 통상 이슈가 생겨서 또 다른 생산지를 마련해야 한다면 냉장고뿐만 아니라 TV 등 다른 제품을 생산할 수도 있다”면서 “대응 여력이 충분하고 실제 대응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테네시 공장에서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데 미국이 부품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에도 대비한다.
송 법인장은 “부품 조달 리스크는 행정부와 무관하게 있다”면서 “현재 LG전자 멕시코 공장 주변에 있는 협력사에서도 부품을 조달하는 등 관세나 물류비 등을 고려해 부품 조달처 다변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부품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적용받아 관세 부담이 작다.
한편 LG전자는 현지 공장에 인공지능(AI)과 자동화를 적용하는 등 LG 내에서 최고 수준인 64% 자동화율을 올 연말까지 68%, 이후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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