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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합병 앞둔 대한한공, 보잉 신형 항공기 30대 추가 매입 나선다 [biz-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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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합병 앞둔 대한한공, 보잉 신형 항공기 30대 추가 매입 나선다 [biz-플러스]

대한항공이 빠르면 7월 미국 보잉사의 신형 항공기 30대를 구매하기 위한 발주를 추진하는 등 기단 최신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인수합병이 막바지에 접어들자 오랜 연식의 대형 항공기를 처분하는 대신 높은 고효율 친환경 항공기를 속속 확대하는 모습이다.

4일 항공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블룸버그통신과 만나 “7월 말 영국에서 열리는 판버러 에어쇼에서 항공기 추가 발주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에어버스 A350과 보잉 787 드림라이너 중 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와 통합을 앞두고 노후 기체 교체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보잉 기체를 다량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선 에어버스사의 항공기 비중을 늘려왔다. 지난해 에어버스의 A321네오 항공기 20대를 추가 주문해 보유 대수를 50대로 확대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중대형 항공기인 A350 계열 기종 33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만 약 18조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메가캐리어 출범을 앞두고 전열을 재정비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 회장은 통합 이후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커지는 대한항공의 체급에 맞게 항공기 보유 규모도 확대하겠다고 지속적으로 밝혔다. 향후 5년 안에 대한항공의 항공기 보유 규모를 최대 100대까지 확대하는 게 그의 구상이다. 최근 에어버스·보잉사와 잇따라 항공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것은 이의 연장선이다. 여기에 더해 대한항공은 저가 항공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 에어서울 3사의 합병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성사를 위해 그동안 양보를 많이 해왔다”며 “14개 경쟁 당국 중 이제 미국의 승인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조 회장이 메가캐리어 이후 시대를 대비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이 언급한 787 드림라이너 발주가 성사되면 대한항공의 보유 대수는 장기적으로 70대로 늘어나게 된다. 대한항공은 현재 13대의 787-9 항공기를 운항하고 있다. 해당 기종은 인천에서 미국 달라스, 캐나바 벤쿠버, 스페인 마드리드 등을 오가며 장거리 여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기존 계약에 따라 2032년까지 27대가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다. 이에 더해 30대 추가 구매를 위한 발주 여부나 구체적인 일정 등은 이사회 승인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에 앞서 친환경 기종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항공사의 최대 과제 중 하나인 탄소 감축을 달성하기 위한 발판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성공적인 합병을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조 회장은 10월 말까지 미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은 이날 경쟁 당국의 추가 시정 조치 요구가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과 일부 장거리 여객 노선 조정 외에 더 이상의 양보는 필요하지 않다”며 “우리는 미국과 EU에서 요구한 모든 것을 다 해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 회장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자신하고 그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마지막 관문으로 미국 경쟁 당국의 심사를 남겨놓고 있다.

보잉이 787 드림라이너와 737 맥스9 등 항공기 결함 문제로 미 연방항공청(FAA) 조사를 받는 것과 관련해 조 회장은 “보잉은 강한 회사”라며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보잉) 경영진은 이겨낼 것이고, 저는 그들을 믿는다”고 보잉에 강한 신뢰를 보냈다.

보잉의 787 드림라이너는 에어버스의 A350과 함께 대표적인 친환경 항공기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항공이 2017년부터 운항 중인 787-9 항공기의 경우 기체에 탄소복합소재를 대거 사용해 무게를 낮추고 내구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동급 항공기 대비 좌석당 연료 소모율과 탄소 배출량을 각각 20% 이상 개선했다. A350 역시 같은 방식으로 연료 소모율과 탄소 배출량을 25%씩 줄인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의 경우 자동차와 달리 전기 등 친환경 연료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경량화된 최신 항공기 도입으로 저탄소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20여 개의 항공사를 회원사로 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50년까지 항공사들의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반면 노후한 대형 항공기는 퇴역 수순을 밟고 있다. 대한항공은 ‘하늘의 여왕’으로 알려진 B747-8i 5대를 미국 우주항공기업인 ‘시에라 네바다’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금액은 9183억 원으로 보유 대수는 기존 9대에서 4대로 줄어들게 된다.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 대형 항공기를 처분하며 운영 효율화를 꾀하려는 것이다. 신형 중형 항공기만으로도 장거리 여객 수요를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아시아나 합병 앞둔 대한한공, 보잉 신형 항공기 30대 추가 매입 나선다 [biz-플러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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