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첫 중국산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5’가 이달부터 수출을 개시한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을 앞세운 EV5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아는 이달부터 중국 옌청 공장에서 생산하는 EV5 수출을 본격화한다. 첫 진출국인 태국에 이어 호주·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80여개 국가로 EV5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옌청 공장은 중국 내 기아의 핵심 생산 거점이자, 수출 전진 기지다. 올해 총 28만대 차량을 생산해, 절반 가량을 동남아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양산에 돌입한 EV5는 올해 3만대 이상 생산, 1만대 이상 수출이 목표다.
지난해 8월 중국 청두 모터쇼를 통해 데뷔한 EV5는 같은 해 10월 열린 기아 EV 데이에서 EV3, EV4 콘셉트와 더불어 국내에도 소개됐다. 기아 제품군에서 EV6와 EV9에 이어 현대차그룹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적용한 3번째 전기차다.
중국형 EV5에는 BYD가 공급하는 64.2㎾h와 88.1㎾h 두 가지 용량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EV5를 출시한 태국에도 같은 스펙의 배터리를 탑재해 수출한다. 중국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720㎞에 이른다.
EV5는 차고가 높은 SUV 형태로 E-GMP 덕분에 차체 대비 넉넉한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전장은 4615㎜이며 전폭 1875㎜, 전고 1715㎜, 축간거리 2750㎜다. 기아를 대표하는 준중형 SUV ‘스포티지’와 비슷한 크기다.
기아 태국법인은 EV5의 현지 시작 가격을 129만9000바트(약 4860만원)부터 책정했다. 테슬라 모델 Y의 태국 가격이 195만바트(약 7298만원)부터라는 점을 고려하면 경쟁력 있는 가격대다.
EV5의 다음 공략지는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이다. 태국 이외 국가의 EV5 가격은 아직 미정이나, 앞서 판매를 개시한 중국이나 태국 시장 사례처럼 경쟁 타깃으로 삼은 모델 Y보다 합리적 가격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생산 지역에 따라 보조금 차별이 있는 미국 출시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기아는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EV5를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다. 한국형 EV5는 LFP 배터리 대신 82㎾h 삼원계(NCM)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은 기아 오토랜드 광주 공장이 맡는다. 국내 시작 가격은 5000만원대로, 보조금 100% 지급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