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발표가 나오면서 우리나라도 명실상부 산유국·에너지 수출국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 열린 브리핑에서 “140억배럴 기준으로 원유와 가스를 수입하는 비용은 평균 1조4000억달러 정도”라면서 “(상업 생산하면) 일부는 국내에, 나머지는 해외에 판매되고 이는 석유공사와 정부 재정 수입으로 환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원개발률도 대폭 상승할 전망이다. 자원개발률은 수입 자원 총량 대비 해외 자원개발을 통해 확보한 자원량의 비율을 말한다. 우리나라처럼 해외 자원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석유·가스 가격이 급등 시기에 부담이 커질 수 있는데 자원개발률이 높을수록 위험을 분산하기 쉽다.
포항 앞바다 석유·가스전 매장량이 최대 예상치인 140억배럴로 확인될 경우, 우리나라는 산유국은 물론이고 에너지자원 수출 반열에도 오를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도입한 원유량은 약 11억배럴이다. 이번에 발견된 지역의 원유 최대 매장량 추정치는 약 40억배럴로 이를 약 30년에 걸쳐 국내에 도입한다고 해도 석유 자원개발률은 10%p 이상 개선될 수 있다.
관련업계도 경제성만 확보되면 ‘잭팟’이라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일만 앞바다에 매장된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경제성이 확보가 된다면 외화를 아끼고 국부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실패 가능성이 높은 자원개발 특성을 감안, 냉정하게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이날 상업생산 진입 가능성을 20%로 제시했다. 자원개발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통상 지금 단계에서 자원개발 성공률은 약 10% 안팎으로 본다”면서 “정부가 제시한 확률이 두 배 높지만 여전히 실패 가능성이 월등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장량 평가 등 남은 단계를 냉정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더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침체한 자원개발 투자와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라면서 “공공기관의 자원개발 기능을 강화해 민간과 공동으로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하고 관련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에서는 한국가스공사와 상한가를 찍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데 이어 한국석유, 대성에너지 등 석유 및 가스 관련 주식이 일제히 급등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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