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dict
멋진 실내외 디자인과 이전 대비 훨씬 좋아진 주행 성능을 지녔지만 여전히 2열 공간은 옹색하다.
GOOD
– 슈퍼카를 ‘닮은’ 외모
– 크게 개선한 주행 성능
BAD
– 답답하게 느껴지는 실내 공간
– 프리우스가 4,000만 원..?
Competitor
– 현대 아반떼 하이브리드 : 풀옵션 3,386만 원, 신형 프리우스의 장점을 전부 누릴 수 있다.
–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 : 풀옵션 3,947만 원, 신형 프리우스 장점에 넓은 실내까지 누릴 수 있다.
토요타 프리우스는 지난 1997년 처음 모습을 드러낸 후, 2024년 현재엔 하이브리드 차의 대명사로 통하는 존재로 우뚝 섰다. 그리고 5세대로 거듭난 지금의 프리우스는 과거보다 날렵한 외모와 더욱 강력한 파워트레인, 최신 사양과 운전 재미까지 한 차에 모두 담았다. 하이브리드가 흔해진 요즘, 시대에 적응해 차세대 하이브리드 차가 어떤 방향성을 띄어야 하는지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하여, 간단한 궁금증을 제시해 긴 테스트를 시작했다. 바로 ‘기름이 바닥날 때까지 달리는 것’이다. 연료를 가득 넣은 프리우스는 트립 미터 상 730km 남짓 주행할 수 있다고 표시한다. 이 숫자가 0km로 줄었을 때 어떤 새로운 정보를 알아낼 수 있을까?
첫날 주행할 구간은 서울에서 부산까지다. 고속도로 위주의 주행 구성인 셈이다. 주행 거리를 최대한 늘릴 수 있도록 중간에 포항을 경유지에 포함했다. 여기까지 대략 450km의 거리를 주행할 예정이다.
시내 구간을 빠져나와 곧장 고속도로에 올랐다. 국내에 들여온 신형 프리우스는 파워트레인에서 큰 폭의 변화를 겪었다. 하이브리드 버전의 경우, 2.0.리터 가솔린 엔진에 전기 모터를 엮어 합산 최고출력 196마력을 발휘한다.
이전 대비 74마력이나 상승한 수치다. 콤팩트한 차체에 1,445kg에 불과한 무게를 이끌기에도 차고 넘치는 힘이다. 따라서 교통 흐름에 맞춰 속도를 높이는 과정이 과거 대비 확실히 쾌적하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가진 약점도 완벽히 지웠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높은 모터 출력이 특징이다. 덕분에 시내 구간에서 최고의 연료 효율성과 편안함을 보장한다. 다만, 빈약한 엔진의 단점도 동시에 드러냈었다.
하지만 5세대 프리우스는 합산 출력 196마력에 엔진 단독 출력만 152마력에 달한다. 고속 영역에서 지칠 우려가 없다는 뜻이다. 강력해진 출력은 실제 다른 차를 추월할 때도 도움을 준다. 심지어 도로 위 대부분의 차들보다 빠른 교통 흐름으로 달릴 수 있게 돕는다.
게다가 고속도로만 주행했을 때 연비도 시내 구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첫날 서울에서 부산까지 450km 주행을 마쳐갈 무렵, 트립 미터상 찍힌 연비가 무려 리터당 24km를 기록했을 정도다.
이튿날은 부산에서 강원도도 향했다. 주행거리는 400km 남짓.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달리며 달라진 하체 느낌과 연료 효율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함이다. 전날 부산 시내를 추가로 달려 누적 주행거리는 480km 상태에서 출발했다.
처음 출발한 순간부터 경주를 지나가는 구간까지는 평범한 시내 구간을 주로 달렸다. 신호등과 답답한 교통 흐름으로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주행의 연속이다. 트립 미터상 연비는 자꾸만 높아졌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최대 장점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그렇게 기록한 누적 연비는 리터당 24.5km다.
강원도 근처에 도착해 본격적인 해안도로에 접어들었을 땐, 누적 주행거리가 800km에 달했다. 처음 출발할 때 찍혀 있던 주행가능거리 730km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연료 게이지는 남은 주행가능거리가 40km 미만으로 줄었을 때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신형 프리우스의 하체는 구불구불한 해안도로와 잘 어울린다. 달리기 성능에 의구심을 품게한 앞뒤 195mm의 폭이 얇은 타이어는 실제 달리기 상황에서 충분한 접지 능력을 발휘했다. 무리한 속도로 코너에 진입할 땐 약간의 슬립을 일으켰지만 전자장비가 즉각 차체를 바로 잡아줘 안정감 속에서 즐거운 주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연비를 위한 주행은 즐거움에 양보한 이유다.
주행을 계속해 달린 거리는 어느덧 847km를 지났다. 트립 미터에 남은 주행가능 거리는 0km를 띄웠다. 연료통의 게이지 측정 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프리우스가 인증받은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20.9km다. 43리터의 연료통을 가득 채우면 약 900km를 주행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연료 라인에 남은 연료까지 긁어 쓰면 차에 손상을 줄 수 있기에 주행은 여기서 중단. ‘말통’에 미리 준비한 휘발유 10리터를 채우면서 실험을 끝맺었다.
1박 2일동안 프리우스를 타고 달린 거리는 총 854.4km다. 트립 미터상 기록 평균연비는 리터당 24.6km에 달했다. 인증받은 공인 복합연비를 무려 리터당 3.7km나 웃돈 것이다.
이번 실험이 더 의미를 더하는 건, 주행 중 오히려 연비를 떨어뜨리기 위한 상황을 연출했음에도 실제 연비가 인증 연비보다 높았다는 점이다. ‘하이브리드의 상징’ 프리우스의 명성을 재확인 하는 순간이었다.
아울러, 기존 프리우스가 가진 ‘재미없는 차’ 이미지도 신형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196마력에 달하는 출력, 1,445kg의 가벼운 무게 덕분에 경쾌한 주행이 가능했고 하체 세팅 역시 이전 대비 탄탄함을 바탕으로 구불 거리는 도로를 만났을 때 운전의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전 대비 오른 가격표(HEV LE 3,990만 원 / HEV XLE 4,370만 원)를 납득시키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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