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가 떨어진 전기차의 관심도를 다시 높이기 위한 다양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를테면 신형 전기차의 가격을 이전 모델과 같은 가격으로 동결하거나 전기차를 위한 패키지 제공, 구매 지원금 지원 등이다. 이는 최근 주춤하고 있는 전기차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대중화’라는 방향성을 설정했다. 기아의 경우 상품성 개선을 거친 EV6를 출시했지만 가격은 이전과 동일하게 책정했다. 구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가격 부분을 동결하며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다.
또 기아는 ‘트리플 제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저금리 할부 ▲보유차랑 반납 시 최대 50만원 할인 ▲EV6 판매 시 잔존가치 60% 보장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소형 전기 SUV EV3를 공개하면서 전기차 대중화에 한 걸음 다가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를 구매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가격을 3000만원 중반대로 책정하겠다고 발표해 많은 관심을 끈 바 있다.
EV3의 등장은 값싼 전기차의 시대 시작을 알렸다. 그간 전기차는 보조금 혜택을 받더라도 다소 높은 가격 탓에 구매를 주저하는 이들이 많았다. 반면, EV3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전기차 진입 문턱을 낮추고 동시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 대응을 가능케 한다.
신형 아이오닉 5를 선보인 현대차 역시 가격 동결에 동참했다. 신형 아이오닉 5는 디자인 변화와 함께 84.0킬로와트시(kWh)의 4세대 배터리 적용으로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458킬로미터(km)에서 485킬로미터(km)로 늘린 것이 특징이다. 상품성을 대폭 강화했지만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가격은 이전과 동일하게 책정했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EV 올인원 리스.렌트’ 구매 혜택 프로그램을 통해 내연기관 모델 렌트 대비 저렴한 월 이용료와 월 8만원의 충전 바우처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해 ‘E 파이낸스’ 프로그램을 마련해 할부 기간을 최대 120개월까지 설정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신차인 소형 전기 SUV EQA와 EQB를 내놓으면서 가격을 그대로 유지했다. 제로 레이어 인터페이스, 무선 카플레이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지만 이전 모델과 같은 가격으로 구매 가능한 것이다.
큰 폭의 할인을 통해서도 전기차 구매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한 신차 견적 플랫폼에 따르면 벤츠 전기차 라인업의 플래그십 모델인 EQS의 경우 최대 4310만원을 할인 받을 수 있다. 또 EQS SUV는 최대 3911만원을, EQE 세단과 EQE SUV는 각각 최대 3502만원, 2935만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는 전기차 구매 고객을 위한 ‘EQ 워리 프리 패키지(EQ Worry Free Package)’도 선보였다. 이 패키지는 차량 보증수리와 차량 운행 불가 시 무상 제공되는 견인 서비스 및 24시간 긴급출동 서비스가 포함된 보증기간을 최초 등록일 기준 3년 또는 10만킬로미터(㎞)에서 5년 또는 17만㎞로 연장한다. 또 충전 바우처 100만원권 증정, 타이어 파손 시 교환 비용 보상 서비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BMW 역시 최대 1년 무제한 충전 바우처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또 최대 3000만원에 달하는 할인금 지원이라는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최근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형 전기차의 가격 동결과 구매 지원 프로그램, 큰 폭의 할인 등은 전기차 구매를 자극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업계의 다양한 활동으로 인해 전기차 캐즘은 빠른 시일 내에 극복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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