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휴대전화 스팸 문자 차단을 위해 올해 하반기 내에 삼성전자 휴대폰에 ‘악성문자 필터링 서비스’를 전면 도입한다. 스팸 문자 발송 자체를 억제하기 위해 발신번호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문자 재발송을 제한하고, 대량문자 발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에 대해 ‘자격인증제’도 도입한다.
2일 KISA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휴대폰에 악성문자 필터링 서비스가 전면 도입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KISA의 스팸신고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사 휴대폰에서 악성문자를 필터링한다. KISA는 작년 10월 삼성전자와 업무협약을 맺은 후 운영환경 구축을 거쳐 지난 4월부터 파일럿 테스트를 시작해 오는 7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정원기 KISA 디지털이용자보호단장은 “통상적으로 스팸 문자 차단과 필터링은 이동통신사의 영역으로 인식돼 왔는데, 정상적인 문자를 잘못 차단해 소송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 때문에 이통사들이 적극적으로 스팸 문자를 차단하기가 어려웠다”면서 “휴대폰 단말기 제조사가 스팸 문자를 줄이기 위한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이용자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점을 ‘악성문자 필터링 서비스’의 특징으로 꼽았다. 이통사에서 일괄적으로 스팸문자를 차단하는 것과 달리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필터링 기능 활성화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메시지 앱 내 ‘차단된 메시지’ 카테고리를 통해 내용을 검토하고 복구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조치는 나날이 증가하는 스팸 문자를 통제하기 위해 고안됐다. 작년 하반기 월간 스팸수신량은 10.38통으로 전기(7.18통) 대비 44.6% 증가했다. 휴대전화 스팸 문자 신고·탐지 건수 역시 작년 하반기 기준 1억8999만건으로, 2022년 상반기(2153만건) 대비 약 8배 증가했다.
KISA는 스팸 문자의 상당수가 대량문자 발송서비스를 통해 전송된다는 점을 감안해 이달부터 대량문자 발송사업자 자격 인증제를 시행한다. 인터넷망을 이용해 대량의 문자전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1175개 문자재판매사업자가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문자중계사업자로부터 전송자격인증을 받아야만 광고성 문자를 발송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스팸 문자 발송 억제를 위해 이달부터 발신번호 블랙리스트 기반 문자스팸 재발송 제한 제도도 시행된다. 문자중계사는 블랙리스트에 등록된 번호로부터 발송되는 모든 문자를 3개월 간 차단한다. 1일 50건 이상 중복 신고된 스팸 문자의 발신 번호가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KISA는 작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시범운영한 결과 누적 7만4000여개의 블랙리스트가 등록됐고, 총 414만건의 문자 발송을 억제했다고 설명했다.
임 단장은 “스팸 문자의 98%가 대량 문자 서비스를 통해 전송된다”면서 “국내 발송은 단속 강화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해외 대량 문자 발송 서비스를 이용한 스팸 문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스팸 문자 발송이 진화하고 있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기관과 대응 방안을 계속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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