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과 대원제약이 유망 스타트업을 선제적으로 발굴, 세포 치료제나 디지털치료제(DTx) 등 신사업 추진 동력으로 활용한다. 치료 접근법(모달리티)이 다양화되고, 기술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자체 기술을 넘어 외부 기업과 협업 전선을 구축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대원제약은 최근 서울바이오허브와 협업해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업 모집을 시작했다. 모두 회사가 추진하는 신사업 분야에서 핵심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을 선제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셀트리온은 지원 대상 기업으로 △항체 △펩타이드 △저분자 △세포·유전자 치료 영역을 지목했다. 펩타이드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이를 활용해 당뇨·비만치료제 개발을 밝힐 만큼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영역이며, 항체와 유전자 치료제 역시 국내 다양한 바이오텍과 공동 개발을 진행해 왔다. 이번에 추가적으로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 신약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특히 셀트리온은 지난 1월 서울바이오허브와 함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 3개 기업(메디맵바이오·S&K테라퓨틱스·엔테로바이옴)을 선정·지원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기업 발굴과 함께 시너지 기대가 커지면서 4개월 만에 추가로 지원 기업을 모집하게 됐다. 이번 모집기업 규모는 2~3곳이 유력하다.
선정기업에는 셀트리온 맞춤형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과 서울바이오허브 입주권, 프로그램 기간 임대료를 지원한다.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 등 글로벌 진출 기회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대원제약 역시 서울바이오허브와 오픈 이노베이션 참여 기업 선정을 시작했다. 회사가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지원 영역으로는 △펩타이드 △저분자 파이프라인·플랫폼 기술 △약물전달 기술 △의료기기·디지털치료제다. 셀트리온과 마찬가지로 최근 펩타이드 기반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회사 신사업으로 검토 중인 의료기기 영역에서 디지털치료제나 전자약처럼 IT에 기반한 신규 기술 확보에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정 기업은 2곳 가량 될 전망이다.
대원제약은 선정 기업에 자체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더함)을 지원한다. 의약품 시제품 제작 지원과 공동 연구, 기술이전, 투자사 추천 등이 대표적이다.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서울바이오허브는 셀트리온, 대원제약 사례를 활용해 국내 대표 개방형 생태계 모델로 육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서울바이오허브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운영뿐 아니라 선정 기업에 기업 진단·솔루션 제공, 글로벌 시장 진출 컨설팅, 시설·장비까지 제공한다. 국내 최고 수준의 스타트업 육성 노하우와 수도권 지리적 이점,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기술 수요기업 간 연계를 넘어 상생 모델까지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김현우 서울바이오허브 단장은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기업 진단·혁신 프로그램은 물론 투자 유치, 시설 이용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서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스타트업 지원 노하우를 활용해 오픈 이노베이션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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