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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서비스 소비자 불만 폭주에도… 2년간 주파수 할당 손놓은 과기정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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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SK텔레콤의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를 2년 가까이 이용하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도 고화질 동영상 재생시 버벅거리고 로딩 속도가 느리다.”(28세 회사원 김모씨)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SK텔레콤의 요청에도 5G 주파수 추가 할당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주파수 폭은 통신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데, 주파수 대역이 확대되면 차량이 오가는 도로 폭을 넓힌 것과 같은 효과가 난다. 트래픽이 몰릴 때 주파수 대역 폭이 넓어야 원활하게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난 2022년 발표한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이용행태 분석’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5G 만족도는 23%에 그쳤다. 응답자의 55%가 서비스 불만족의 가장 큰 이유로 ‘LTE(4세대 이동통신)와 비슷한 속도’를 꼽았다. 실제 통신 3사가 서비스하는 5G 속도는 LTE보다 6배가량 빠른 수준으로, 서비스 초기 약속했던 20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주호 참여연대 팀장은 “과기정통부가 실효성 없는 요금제 정책을 펴기보다는, 주파수 추가 할당을 통해 통신 3사가 경쟁하는 환경을 만들어 5G 속도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 “3.7~3.72㎓ 주파수 추가 공급하면 설비투자 경쟁 촉진”

30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3.7~3.72기가헤르츠(㎓) 대역을 포함한 5G 주파수 추가 할당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지난 2018년 5G 주파수 경매를 통해 LG유플러스는 3.42~3.5㎓, KT는 3.5~3.6㎓, SK텔레콤 3.6~3.7㎓ 대역의 주파수를 받았다. 당시 SK텔레콤과 KT는 100㎒폭을, LG유플러스는 80㎒폭을 확보했다. LG유플러스는 예산 등을 고려해 경쟁사보다 더 적은 주파수 대역폭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SK텔레콤은 2022년 1월 과기정통부에 5G 주파수 추가 확보를 위한 3.7~3.72㎓ 대역 할당 요청 공문을 제출했으나 성과는 없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2022년 7월 이미 사용 중인 5G 주파수 대역과 인접한 3.40~3.42㎓를 추가 할당 받아 주파수 폭을 100㎒까지 늘렸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LG유플러스의 5G 다운로드 속도는 764.55Mbps(초당 메가비트)로 전년 대비 7.3% 빨라졌다.

통신 업계는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3.7~3.72㎓는 인접한 주파수 대역(3.6~3.7㎓)을 사용 중인 SK텔레콤이 가져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올 3월 기준 SK텔레콤의 5G 가입자 수는 1593만1970명으로 전체 5G 가입자의 47.7%를 차지하고 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에 주파수를 추가로 공급하면 5G 서비스 품질을 개선할 수 있다”며 “SK텔레콤이 120㎒로 가장 넓은 대역폭을 확보하면 우위에 서기에, KT와 LG유플러스의 설비투자 경쟁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과기정통부, 5G 주파수 추가 할당 ‘수수방관’… 통신 3사 5G 속도 3년째 제자리걸음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5G 주파수 추가 할당 문제에 대해 사실상 수수방관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022년 SK텔레콤이 추가 할당을 요구했을 때부터 연구반을 구성해 필요성 등을 분석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편익에 부합하고 서비스 품질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지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병준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기정통부 입장에서는 100㎒ 광대역폭으로 통신 3사에게 추가 주파수를 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5G 서비스 시작 5년이 지난 상태에서 여전히 통신 속도는 개선되지 않고 있고 통신 요금도 크게 내리지 않아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라고 했다. 김 교수는 “우선 20㎒폭이라도 할당한 다음, 광대역폭을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이 될 때 다시 회수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오픈시그널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평균 5G 다운로드 속도(지난해 12월 기준)는 431.5Mbps(초당 메가비트)로, 2021년 말 400Mbps를 넘어선 후 3년째 제자리걸음이다. 통신 3사가 ‘LTE보다 20배 빠른’ 5G를 구현할 수 있는 28㎓ 주파수를 반납한 상황에서 5G 속도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주파수 추가 할당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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