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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UAE 정상회담]’원유부터 게임까지’ 양국 전방위 교역…업계, 공동 해외 진출 등 기대

전자신문 조회수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서 기념 촬영을 마치고 손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4.5.29

우리나라와 아랍에미리트(UAE)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서명을 비롯해 19개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산업 분야에서 협력 지평을 확대했다.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의 방한 이틀째인 29일 CEPA 서명과 함께 경제, 에너지, 기후변화, ICT 등 전방위 분야에서 협력을 구체화했다. 이번 협력을 계기로 양국 주력 수출품의 관세가 상당수 철폐되고, 해외 시장 공동 진출이 가속화하는 등 성과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UAE의 투자력과 우리의 기술을 근간으로 구축된 협력관계를 통해 ‘새로운 중동붐’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따른다.

◇한·UAE, 수요 수출 품목 10년 내 관세 철폐…온라인 게임 최초 개방

이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타니 빈 아흐메드 알 제유디 UAE 대외무역 특임장관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UAE CEPA에 정식 서명했다. 양국이 지난해 10월 CEPA 협상을 타결한 지 7개월 만이다.

CEPA체결로 양국 교역은 날개를 단다. UAE는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14위 교역 상대국(수출 28위, 수입 9위)이다. 규모는 2020년 94억 달러에서 지난해 209억달러로 배 이상 증가했다.

CEPA 체결을 통해 양국은 높은 수준으로 시장을 개방한다. 상품 시장의 경우, 전체 품목 중 우리나라는 92.8%, UAE는 91.2%에 적용되는 관세를 협정 발효 후 최장 10년 안에 철폐한다.

한국의 신주력 수출품인 무기류는 협정문 발효 즉시 대다수 품목의 UAE 시장 내 관세가 철폐된다. 빠르게 증가하는 중동 방산 수요를 고려하면 곧바로 수출증대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압연기·금속 주조기 등 기계류 상당수는 5년 내, 자동차·부품과 가전제품(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품목은 발효 기준 최장 10년 이내에 관세가 철폐된다. CEPA를 체결하지 않은 미국·EU·일본·중국 등 주요 경쟁국 대비 우리 기업의 수출 여건이 한층 개선된다.

UAE에서 수입하는 품목 중 가장 비중이 큰 원유의 수입관세는 10년에 걸쳐 기존 3%에서 0%로 철폐된다. 석유화학 제품의 주원료인 나프타 수입관세도 5년에 걸쳐 기존 0.5% → 0.25%로 반감된다. 유가 수입 가격 하락으로 인한 물가 안정, 석유화학 산업의 가격 경쟁력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

UAE는 이번 CEPA에서 다른 나라와의 협정과 달리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최초로 개방했다. 우리 기업이 중동지역으로 게임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공급하거나 현지에 진출할 때 기업활동 관련 법적 안정성이 한층 개선됐다.

◇산업 분야 전방위 협력…공동 해외 진출 등 새로운 기회 기대

한·UAE가 교역을 확대하고 주력·첨단 산업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면서 제2 중동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산업계는 중동의 ‘큰 손’ UAE라는 시장 진출은 물론이고 공동 해외 진출 등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양국 기관, 기업은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사업 등 협력을 구체화했다.

한국전력공사는 UAE원자력공사(ENEC)와 제3국 원전 공동진출 협력 MOU 체결하고 공동 원전사업 수행에 나서기로 했다.

산업부와 UAE 산업첨단기술부는 ‘액화천연가스(LNG)를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과 탄소 포집 및 저장(CCS) 협력’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양국 청정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고 탄소감축에 공동 대응하는 게 골자다. 이번 MOU는 정부부처 간 CO₂ 국경 간 이동을 염두에 두고 체결하는 것으로, CCS 협력에 관한 첫 번째 국가 간 양해각서기도 하다.

한국석유공사와 삼성E&A, GS에너지 컨소시엄은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와 ‘청정수소 생산 및 도입 공동개발 전략적 합의서’를 체결했다. UAE 루와이스 지역 블루암모니아 사업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UAE 현지의 블루 암모니아 생산·도입과 국내 유통인프라(인수터미널 등) 투자, CCS 운송 등을 포괄하는 수소의 모든 밸류체인에 대해 상호 공동 개발·투자를 담고 있다.

효성은 ADNOC과 베트남 내 화학공장을 기반으로 석유화학 제품 및 LPG 부문의 아시아 지역 사업 협력 기회를 모색한다. ADNOC의 원재료 기반 경쟁력과 효성의 폴리프로필렌·프로필렌 공정, 글로벌 영업망 및 LPG 저장소를 결합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그림을 그렸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ADNOC과 각각 ‘LNG 운반선 건조의향서’를 체결했다. 최종 계약까지 성사되면 경우 6척, 약 15억불 규모의 수주가 이뤄진다. 수소 등 양국의 에너지 분야 협력이 가속하면 추가 수주 기회도 확대될 전망이다.

박일준 상의 부회장은 “한·UAE의 협력은 CEPA를 계기로 전통 협력 분야인 에너지, 인프라 건설을 넘어 신산업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하메드 UAE 대통령이 방한 기간 연일 국내 재계와 만나 활발한 논의를 이어간 상황을 보면 양국의 깜짝 협력 사례가 지속 이어질 공산도 적지 않다.

모하메드 대통령은 28일에 이어 29일 한-UAE 정상회담 후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빈 오찬에 참석해 우리 기업인과 다시 만났다. 구체적 사업 내용이나 추진 계획을 공유한 것은 아니지만 모하메드 대통령이 한국 기업에 대한 높은 호감을 재차 드러내면서 추후 사업 추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는 게 재계 반응이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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