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고 하반기 국내 출시를 앞둔 가운데 방사성의약품 치매 진단제부터 치매 진단·예방 디지털치료기기까지 관련 업계가 주목받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방사성의약품 치매 진단제 듀켐바이오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켐비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기 때문에 뇌 속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이 검사는 2가지로 뇌척수액을 뽑는 요추 천자 검사(CSF)와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한 PET-CT 촬영이 있다. 뇌척수액검사보다 PET-CT 촬영이 편리해 많이 이용된다. 검사에는 약 50만~100만원 정도 비용이 든다.
치매 PET-CT 촬영에서 사용되는 의약품은 플루트메타몰 성분의 ‘비자밀’이다. 비자밀은 레켐비 임상 과정에서 쓰였고,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 정도를 단계별 컬러로 나타내준다. GE헬스케어 제품으로 듀켐바이오가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국내 시장 점유율 90%이상을 차지한다. 같은 성분의 ‘뉴라체크’ 역시 듀켐바이오가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듀켐바이오는 레켐비 환자 처방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치매 진단 방사성의약품 사용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치매 환자 수는 2023년 기준 338만명에 달하며 매년 지속 증가세다. 환자당 진단제로 약 50만원을 사용하는데, 지난해 기준 초기 치매 진단 방사성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1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간단한 혈액 검사로 치매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진단 키트’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피플바이오는 혈액 채취로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수 있는 의료기기 알츠온을 판매 중이다. 알츠온은 피 속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화 정도를 측정하는 체외진단용 의료기기다. 가격은 10만원 전후다.
레켐비 비용이 워낙 고가이다 보니 미리 예방·치료하거나 병행 치료할수 있는 디지털 치료기기도 주목받는다. 레켐비는 국내에선 아직 가격이 책정되지 않았지만 미·중·일에서 비급여 기준 투약 비용이 연간 2000만원~3000만원 수준이다. 국내도 해외와 비슷하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치료기기 전문 개발사 하이는 디지털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치매를 진단한다. 현재 확증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알츠가드’는 시선추적, 음성, 인지반응 등 7개 인지능력 검사로 이상을 측정해 치매를 진단한다. 치매가 의심되면 ‘알츠톡’으로 인지강화훈련을 제공한다.
역시 디지털치료기기 회사인 로완은 하반기 인지치료 소프트웨어 슈퍼브레인의 개인용 버전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슈퍼브레인은 기억력 저하가 있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인지중재치료 기반 맞춤형 훈련을 제공하는 디지털 치료기기다. 현재 복지관 등 웰니스용인 ‘슈퍼브레인 G’와 병원 처방용인 ‘슈퍼브레인 H’를 판매하고 있다.
로완 관계자는 “레켐비가 워낙 고가이고 지속해서 맞아야 하다보니 비용 부담이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와 함께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며 “슈퍼브레인은 현재 병원과 기관용으로 사용되고,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버전을 운동과 대면서비스 등까지 포함해 따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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