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올해 20주년을 맞은 몽골 사막화 지역 숲 조성 프로젝트를 4년만에 재개했다.
대한항공은 28일 오전 몽골 울란바타르시 바가노르구 ‘대한항공 숲’에서 식림 2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날 바가노르구청장 명의의 감사패를 받았다.
대한항공 숲은 대한항공이 2004년부터 이어온 글로벌 플랜팅 프로젝트다. 몽골 바가노르구 황무지에 푸른 숲을 가꾸는 사업이다. 현지 사막화를 방지하고 도심형 방풍림 조성으로 지역사회에 도움을 준다는 취지다. 매년 5월 대한항공 신입 직원과 인솔 직원 100~200명이 이곳에 나무를 심고 나무 생장을 돕는 작업을 진행했다.
2020년 이후에는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며 식림 활동도 중단됐다. 대신 대한항공이 고용한 현지 식림 전문가와 현지 주민들이 제초 작업 등 관리를 하며 숲을 지속 가꿨다. 올해는 5월 20일부터 2주에 걸쳐 신입 직원을 포함한 임직원 112명이 나무심기에 참여했다.
바가노르구는 대한항공 취항지인 몽골 울란바타르시에서 동쪽으로 150킬로미터(㎞)가량 떨어진 지역이다. 이곳에 면적만 3156헥타르(㏊)에 이르는 몽골의 주요 탄광이 위치했다. 몽골 전체 석탄 수요의 60% 가량을 공급하는 곳이다. 숲 조성 전에는 노천 탄광인 이곳에서 인근 마을로 석탄 분진과 먼지가 날렸다. 대한항공은 도심형 방풍림 조성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이곳에 서울 여의도 공원 2배 크기인 44㏊ 면적의 숲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길이 2㎞, 폭 222미터(m)로 길쭉한 지형이 마을과 탄광 사이를 병풍처럼 지키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 숲에는 포플러, 비술나무, 차차르간(비타민 나무), 버드나무 등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12개 수종의 나무 12만53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2019년에는 자동 급수 시설인 점적관수시스템을 설치하며 나무들이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그 결과 나무 생장률은 95%를 기록했으며 가장 높이 자란 나무는 12m에 달한다.
대한항공 숲은 탄광에서 불어오는 분진과 먼지를 막아주는 방풍림 역할을 하며 바가노르구 현지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척박한 주변과 달리 푸른 나무로 가득한 이곳에는 각종 곤충과 종달새, 뻐꾸기, 제비, 토끼, 여우 등 동물이 모여 생태계가 서서히 복원되고 있다. 현지 학생들이 소풍과 견학을 오는 장소로도 활용된다.
다바수렝 바가노르구청장은 이날 공식행사에서 “오늘로부터 20년 전부터 이곳에 나무 심기를 시작했고 한국과 몽골 양국이 함께 꾸준히 가꿔왔다”며 “사막화 방지와 황사 예방을 위해 대한항공 숲을 조성해주신 직원 여러분과 모든 참석자들에게 바가노르구를 대표해서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나무심기 활동과 함께 현지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바가노르구 국립학교 등 7곳에 ‘대한항공 컴퓨터 교실’을 기증했으며 인하대병원과 협력해 현지 의료 봉사도 진행했다.
몽골 정부는 2006년 지방자치단체 녹지 조성 사업 평가에서 바가노르구를 우수 도시로, 대한항공 숲을 친환경 봉사 활동 우수 사례로 각각 선정했다. 2009년에는 몽골 자연환경관광부의 ‘자연환경 최우수 훈장’을 받았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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