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온라인 유통 매출이 3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e커머스(C커머스)가 사업을 확장하고, 국내 업체들이 적극 대응에 나서면서 ‘메기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의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유통업체 매출은 15조4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8% 증가했다. 부문별로는 온라인 유통(e커머스)이 22.2% 증가한 반면 오프라인은 0.2% 감소했다.
e커머스 매출 증가율은 비대면 소비가 급증했던 지난 2021년 1월(22.6%) 이후 최대치다. 가전·문화(13.2%), 식품(28.1%), 생활·가정(19.0%), 서비스·기타(54.4%) 등 모든 품목에서 호조세를 보였다. C커머스에 대응한 다양한 할인 행사와 여행·배달 등 서비스 수요 증가, 간편식 판매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매출이 상승했다.
국내 e커머스 매출은 갈수록 성장 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4월 3.2% 수준이던 e커머스 매출 증가율은 9월(12.0%)부터 두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9월은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브랜드 전문관 ‘K-베뉴’를 개설하고 테무가 국내 사업을 본격 개시한 시점이다.
e커머스는 올 1분기 내내 16%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통계에 C커머스 업체 매출이 반영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e커머스 매출이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은 휴일이 감소하는 등 기저효과로 매출이 감소했다. 신세계 랜더스데이 등 지난해 4월에 집중됐던 대규모 점포 할인 행사가 올해 분산된 영향도 반영됐다. 식품(1.7%), 서비스·기타(5.0%)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에서 매출이 줄었다.
업태별로는 살펴보면 편의점이 작년 동기 대비 5.9% 성장하면서 강세를 이어갔고, 기업형슈퍼마켓(SSM) 또한 식품 물가 상승 효과로 3.2% 신장했다. 반면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대부분 품목에서 매출이 줄어들며 각각 6.7%, 2.0% 감소했다.
온·오프라인 유통 격차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e커머스 매출은 8조3100억원(54%), 오프라인 유통 매출은 7조700억원(46%)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온라인 매출이 사상 처음 오프라인을 추월한 이후 매출 비중 격차는 8%포인트(P)까지 벌어졌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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