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에듀테크 기업의 일본 진출에 파란불이 켜졌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한국과 교육과정이 비슷함은 물론이고, 정부에서도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교육환경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국내 에듀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지난 2019년부터 학생 한 명당 1대의 PC 또는 태블릿을 제공하는 ‘기가스쿨’ 정책을 통해 네트워크와 단말기 중심 환경 정비를 마쳤다. 이후에는 ‘애프터 기가’ 정책을 추진하며 ICT 기반 교육 환경을 조성,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교육 확대라는 목표를 세웠다. 교실에서 태블릿 기반 학습을 통해 개별 학생의 교육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개인 맞춤형 학습 제공을 골자로 한다.
이런 흐름에 맞춰 국내 기업들은 일본 진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이달 초 일본 도교에서 열린 글로벌 교육 전시회 ‘EDIX Tokyo 2024’에 참가해 자사 제품을 전시했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전시회에서 선보인 학습 플랫폼 ‘띵커벨’, 실시간 온라인 디지털 수업 도구 ‘클래스툴’, 교육전용sLLM(소형 언어 모델) 기반의 독자적 인공지능(AI) 서비스 ‘Ai-Scream ITS’, 스마트 STEAM 교육 솔루션 ‘뚜루뚜루’ 등 주요 제품의 일본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대원 아이스크림미디어 해외사업실장은 “일본은 1인 1디바이스 정책, 영어 디지털교과서 도입 등으로 디지털 환경으로의 빠른 변화가 돋보이는 시장”이라며 “일본 내 에듀테크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일본에서 아이스크림미디어 서비스의 우수성을 알려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쌓겠다”고 말했다.
일본 내 법인을 설립하는 에듀테크 기업들도 있다. 영어교육 브랜드 ‘뇌새김’을 운영하는 위버스마인드는 이달 일본 도쿄에 ‘위버스재팬’이란 명칭으로 법인을 설립했다. 위버스마인드는 동남아 및 동북아 교육시장 내 K-에듀테크 경쟁력을 확장할 교두보를 마련하며, 올해 하반기에는 교육 콘텐츠 뇌새김을 일본에서 론칭할 계획이다. 뇌새김의 주요 영어 학습 콘텐츠인 ‘워드프리미엄’과 ‘토크’를 해당 국가 버전으로 선보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며, 향후 인기 학습 콘텐츠의 글로벌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앞서 위버스마인드의 자회사 스터디맥스는 지난해 3월 원어민 AI를 활용한 영어 회화 서비스 ‘스피킹맥스’를 일본에 출시했다. 6개월 만에 일본 시장에서 회원 수 1만명을 돌파하며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은 영어 교육 가운데 발음 교정 수요가 높고, 이에 따라 전화영어·영상영어 서비스가 발달했다는 점에 착안해 일본에 진출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베트남을 포함한 다른 국가로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에듀테크 기업 프리윌린 또한 올해 1월 일본 시장에 수학 문제은행 솔루션 ‘매쓰플랫’을 정식 런칭한 것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쓰플랫’은 AI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학습자에게 개인화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솔루션으로, 현재까지 일본 내 학원 50곳 정도에서 사용되고 있다. 권기성 프리윌린 대표는 “현재 일본 교육 시장은 디지털 전환의 중요한 패러다임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며, 한국과 비교했을 때 사교육 시장 구조, 교육과정이 유사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글로벌 첫 진출 국가로 정했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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