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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들어 올려 좁은 자리에도 쏙…‘주차 로봇’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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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위아 주차로봇
현대위아 주차로봇

로봇이 주차를 대신해 주는 ‘주차 로봇’ 시대가 곧 열린다. 현대위아와 HL만도가 각각 정보기술(IT) 업체들과 손잡고 만든 주차 로봇이 상용화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주차 로봇을 활용하게 되면 공간이 좁은 빌딩 주차장에도 차량을 촘촘하게 보관할 수 있게 된다. 또 자동차 공장에서는 완성된 자동차를 사람이 아닌 로봇이 적재하게 돼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는 6월 말에서 7월 초쯤 서울 성동구 ‘팩토리얼 성수’ 주차장에서 주차 로봇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현대위아는 이미 실증을 위해 최근 해당 건물에 주차로봇을 설치해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공장에는 주차 로봇이 일부 투입됐지만 민간 빌딩에서 상용화되는 것은 이번이 세계최초라고 현대위아는 밝혔다.

HL만도도 자사가 개발한 ‘주차 로봇’에 대한 실증테스트를 최근까지 경기 성남 KT판교센터에서 진행했다. 조만간 카카오모빌리티와도 실증테스트에 돌입한다. 파키’라는 이름이 붙은 이 주차 로봇을 활용해 실제 주차장 환경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최종 조율을 마친 뒤 문제가 없다면 상용화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위아와 HL만도가 상용화에 나서는 주차 로봇은 외형적으로 서로 유사하다. 높이가 90~110㎜에 불과한 납작한 박스에 바퀴가 달린 형태다. 이 로봇이 둘씩 짝을 지어 하나는 차량의 앞바퀴 쪽을, 다른 하나는 뒷바퀴 쪽을 밑에서 들어 올려 옮기는 방식이다.

HL만도 주차로봇
HL만도 주차로봇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움직이는 원리는 다르다. 현대위아의 주차 로봇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주차장 바닥에 군데군데 QR코드를 붙여 놓아야 한다. 주차 로봇에 달린 카메라가 QR코드를 인식해 위치를 파악한 뒤 차량을 들어서 주차하는 것이다.

HL만도의 주차로봇에는 라이다센서와 카메라가 달려 있다. 라이다는 빛(레이저)을 쏜 뒤 그것이 반사되는 신호로 주변환경을 인지하는 센서다. 이를 카메라와 함께 활용한 덕에 대부분의 환경에서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QR코드 없이 스스로 주변을 인식해 차량을 옮기는 방식이다.

현대위아와 HL만도는 이번 사업을 위해 각각 IT 업체와 협력에 나섰다. 결국 소비자들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주차와 출차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앱과 얼마나 연동이 잘 되는가가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현대위아는 IT 기반의 모빌리티 업체인 휴맥스모빌리티와, HL만도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해 주차로봇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차 로봇이 본격 도입되면 주차장이 부족한 도심지에서 공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보통 사람이라면 엄두를 못 낼 정도로 빼곡하게 차량을 주차할 수 있게 된다. 또 출차할 때 로봇이 여러 차량을 이리저리 옮겨 빼낼 수 있다. 주차장 초입에서 주차 로봇에 차를 맡긴 다음에 곧바로 볼일을 보면 되기 때문에 주차에 소요되는 시간도 줄어들게 된다.

공장에서도 주차 로봇을 활용할 수 있다. 완성차를 만든 뒤 이를 적재장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주차 로봇이 맡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위아는 이미 지난해 11월 싱가폴에서 준공한 현대차 공장에 주차 로봇을 공급했다. 올해 말쯤 완성되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신공장에도 현대위아의 주차 로봇이 적용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주차로봇이 대당 수억 원에 달해 비싼 편이지만 이를 적용하는 빌딩이 늘어나면 점차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도 주차 로봇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한국 기업들이 빠르게 시장을 먼저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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