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인간의 지적 능력을 대체하려는 시도로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육체적 능력을 대체하려는 경험하지 못했던 전대미문의 변화다. AI를 개발하려는 시도는 1960년대부터 이뤄졌으나 컴퓨팅 파워(Computing power) 부족 등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제약으로 그 발전은 그간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AI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HW 발전으로 인한 비약적인 컴퓨팅 파워의 향상, 문제해결 방식인 알고리즘이 아닌 주어진 데이터로부터 모델을 학습하는 기계학습(머신러닝), 인간의 뇌를 모방한 인공신경망 등 발명, 다양한 개인정보를 포함한 빅데이터 확보 등에 기인한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오픈AI가 개발한 챗GPT 등은 광범위한 과제에 적용될 수 있는 AI 모델인 기반 모델(베이스 모델)로, 사회 전반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 21세기 새로운 전기에 비유되고 있다. 다만 AI에 대해 앞으로 사회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문제의 원천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AI 산업과 시장의 발전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AI 개발 과정과 생태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AI는 설계된 모델이 방대한 데이터를 자기 지도학습을 거쳐 미세조정 등을 거쳐 평가와 도입이 이뤄지게 되는 형태다.
AI 산업과 시장은 HW와 데이터로 구성된 AI 기반, 다양한 AI 모델, 다양한 AI 응용서비스로 생태계가 이뤄졌다. 우리는 흔히 더 향상된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GPU 등을 확보하고 AI 모델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AI 산업과 시장의 발전 조건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결국 AI 근원은 학습을 위한 데이터라 생각되며,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응용서비스가 발전해 수익모델이 활성화돼야만 AI 산업과 시장이 발전할 수 있다. 현재 AI 산업과 시장 참여자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명확한 수익모델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인데, 물론 이런 수익모델은 AI 산업과 시장 참여자가 고민해야 할 몫이기는 하지만 국가와 사회 전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먼저 다양한 AI 학습데이터 구축과 새로운 응용서비스 개발을 위한 보다 많은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물론 지금도 정부 각 부처에서 다양한 AI 관련 지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AI 산업과 시장 발전을 위해 지원 규모와 대상을 확대하고 지원 범위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이런 지원은 AI 기업들이 전환의 계곡을 건너는 데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또 데이터 확보를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지식재산권법 등 관련 규정을 유연화할 필요가 있다. AI 실질적 경쟁력은 학습데이터를 확보하는가에 있다고 생각되는데 결국 필수 불가결한 학습데이터는 개인정보를 포함하게 된다. 따라서 기존 지적 창작물을 이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와 저작권과 관련된 논란은 커질 것이다.
AI가 새로운 사회문제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기존 법률체계에 바탕을 둔 다양한 규제 시도가 세계 각국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런 규제보다는 새로운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예산과 제도적 지원이 향후 AI 산업과 시장의 발전 조건이 될 것이다.
신종철 연세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겸 페르소나 AI 부사장 psjc2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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