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16 시리즈에 인공지능(AI) 기반 통화녹음요약 기능을 탑재한다. 애플이 통화녹음을 탑재하는 건 아이폰 첫 공개후 17년만이다. 아이폰의 불편 요소이던 통화 녹음·요약 제한 문제가 해소되는 동시에 아이폰 생태계를 둘러싼 국내 이동통신사 서비스 개발과 경쟁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9월 아이폰16 출시를 준비하면서 새 아이폰에 탑재될 iOS 18 운용체계(OS) 핵심 기능 중 하나로 통화·녹음요약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에 내재된 AI가 이용자 음성통화 녹음을 기반으로 대화를 분석·요약까지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2009년말 아이폰3GS 출시이후부터 음성통화 녹음 요약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다.
애플은 아이폰16과 iOS 18 출시를 계기로, 음성통화 녹음·요약을 처음으로 기기와 OS에 내재화하는 행보다. 애플이 최근 오픈AI와 협업 관계를 구축하면서 관련 서비스 품질 개선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은 관련 기능 구현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서비스와 협업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같은 사실은 국내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을 통해 전해졌다. 이통사들은 이미 올해초부터 관련 사실을 파악했다. 복수의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애플이 AI기반 통화녹음요약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알고 있다”며 “애플이 다양한 AI 서비스 확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음성통화 녹음·요약 기능을 포함하려 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음성통화 녹음·요약 서비스를 상용화 하는 것은 업무와 일상 대화를 기록하려는 이용자 요구를 더이상 외면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쟁관계인 안드로이드OS와 갤럭시 스마트폰은 이미 오래전부터 음성녹음을 제공했다. 네이버클로바, 챗GPT 등을 활용해 텍스트 요약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통사 서비스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기존에는 SK텔레콤이 유일하게 에이닷을 통해 아이폰 음성통화 녹음·요약 서비스를 제공해 우위를 차지했다. KT는 관련 서비스 개발을 검토했으나 착수하지 않았고, LG유플러스는 올해초부터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조직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개발해왔던 것으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폰이 자체적으로 음성·통화 녹음을 제공할 경우, 이같은 서비스 격차가 줄어들기 마련이다.
일각에서는 세계시장의 규제 문제로 인해 애플이 통화 녹음·요약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미국 11개 주와 프랑스, 독일 등 국가에서는 상대방 동의없는 음성통화 녹음이 불법이다. 하지만, 애플은 관련 규제가 허용하는 국가에서 우선 서비스 출시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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