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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공수교대…’줄이는’ LG·SK ‘확대하는’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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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배터리 업계가 전기차 시장 둔화로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와중에, 삼성SDI는 도리어 투자 기조를 공격적으로 바꿔 눈길을 끈다.

(왼쪽부터)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왼쪽부터)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지난 4년간 미국과 중국 등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올해 시설투자액을 줄일 계획이다. 작년 하반기 본격화한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세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영향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4월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시설투자(CAPEX) 집행 규모를 다소 낮추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CFO는 지난 1월 2024년 시설투자 규모에 대해 2023년과 비슷한 10조9000억원이라고 언급한 적 있다. 구체적인 축소 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나, 미래 투자나 북미 생산능력 향상 등 필수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우선순위를 따져 효율화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시설투자액을 줄이는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회사의 시설투자 규모는 2021년 2조4000억원, 2022년 6조3000억원, 2023년 10조9000억원으로 매년 거의 2배 가까이 늘려왔다.

올해 1분기 미국 IRA 보조금을 제외하면 영업손실 316억원으로 사실상 적자를 낸 것이 투자 축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CFO는 “시장과 고객 상황의 변화를 볼 때 현 시점에서 당분간 수요 개선에 대한 가시성이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SK온도 허리띠를 졸라 맨다. 회사는 올해 7조5000억원을 설비투자에 집행한다고 발표했다. 10조원 가까이 쏟아부었던 작년과 비교해 30% 가량 줄인다.

배터리 후발주자로서 선두경쟁을 하기위해 대규모 신·증설투자를 발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이 회사의 전략이었다. 하지만 올 1분기 3000억원대 대규모 적자를 내며 재무 상황이 눈에 띄게 악화됐다. SK온은 “(미국 투자가 마무리되는) 2025년부터 설비투자가 현저한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했다.

자료=각사, 전망치

자료=각사, 전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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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공수교대…’줄이는’ LG·SK ‘확대하는’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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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삼성SDI는 배터리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보다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회사는 배터리부문 설비투자에 투입한 금액은 약 4조3000억원인데 올해는 5~6조원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헝가리, 말레이시아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증설 프로젝트에 따른 것이다.

삼성SDI는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회사의 투자 기조가 ‘번 만큼 쓴다’로 요약될 정도다. 2022년까지 연간 시설투자 규모가 EBITDA(상각전 영업이익)를 넘지않게 조절했다.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 패권을 잡기에 부족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런 삼성SDI가 지난 2023년 배터리 사업 본격화 이래 처음으로 시설투자액(4조3447억원)이 EBITDA(3조3613억원)를 넘겼다.

국내 경쟁사들이 전기차 캐즘 여파로 고전한 지난 1분기 삼성SDI는 영업이익 2674억원을 냈다. 아직 미국 공장이 없는 탓에 IRA 보조금이 3사 가운데 가장 적은 400억원대임에도 거둔 호실적이다.

김종성 삼성SDI CFO는 지난달 “투자를 긴 호흡을 가지고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올해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상당 수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그동안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한 것이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한 현재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밝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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