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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모터스포츠의 다양한 발전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이 주된 판단이다. 특히 바로 옆 나라이자, 모터스포츠 선진국으로 불리는 ‘일본’에 비한다면 이러한 시각은 더욱 선명해진다.
특히 일본은 오픈 휠 레이스는 물론이고 투어링카와 GT, 프로토타입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대회를 보다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해외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성장 및 도전의 사다리를 견실히 구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양대 모터스포츠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슈퍼 GT와 슈퍼 포뮬러와 함께 전세계 내구 레이스의 발전에 ‘일본을 대표하는 내구 레이스’ 대회인 슈퍼 다이큐(Super Taikyu) 역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일본 내구 레이스 발전의 산실이자 최근 다양한 브랜드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는 슈퍼 다이큐는 과연 어떤 대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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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가장 큰 규모의 모터스포츠 대회
지난 1991년, N1 다이큐 시리즈를 이어 받아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일본을 대표하는 내구 레이스 슈퍼 다이큐는 ‘슈퍼’라는 이름처럼 슈퍼 GT, 슈퍼 포뮬러처럼 ‘내구 레이스’ 부분의 최고 대회라 할 수 있다.
초기에는 양산차 기반과 일본 내의 로컬 레이스를 위한 레이스카들이 주류를 이뤘지만 현대는 다양한 클래스로 확대되어 운영 중에 있다. 실제 대회 최고 클래스인 ST-X의 경우 FIA GT3 규격에 대응하는 클래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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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엔트리 GT 클래스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GT4에 대응하기 위해 ST-Z 시리즈도 마련되어 있으며 ST1부터 ST-5까지 이어지는 넘버링 클래스는 슈퍼 다이큐 자체적인 규격으로 마련되어 있다.
덕분에 팀과 선수들은 자신들의 운영 능력, 경기 능력에 맞춰 다양한 클래스에 맞춰 레이스카를 준비하고, 또 팀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참여가 이어지고 있는 대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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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로컬 레이스의 거대한 저류지
글로벌 규격이라 할 수 있는 GT3와 GT4 그리고 TCR 규격까지 대응하면서도 ‘일본의 자체적인 레이스’에 사용되는 여러 레이스카들의 출전이 가능한 대회인 만큼 슈퍼 다이큐는 말 그대로 거대한 저류지와 같다.
실제 일본의 여러 지역에서 활동하는 팀들이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슈퍼 다이큐에 출전하기도 하고, 아마추어 레이스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내구 레이스의 경험을 더하기 위해 출전하는 경우도 많다.
더불어 슈퍼 GT나 슈퍼 포뮬러, 그리고 해외 모터스포츠 등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하는 선수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가거나 ‘다채로운 활동’의 일환으로 출전하는 만큼 다양한 팀, 선수들의 참여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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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렇게 다양한 팀, 선수들이 참가하는 만큼 다채로운 레이스카를 만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실제 FIA GT3 레이스카들은 물론이고 수프라 GT4, Z GT4 등의 엔트리 GT 레이스카도 준비된다.
여기에 국내 모터스포츠 팬들의 이목을 끄는 혼다 시빅 타입 R 기반의 레이스카는 물론이고 일본의 양산 스포츠카 및 일반 차량들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레이스카들이 팬들의 눈을 즐겁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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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실험실
슈퍼 다이큐는 일본을 대표하는 내구 레이스라는 타이틀 외에도 ‘실험장’이라는 의미도로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
레이스 자체적으로 본다면 내구 레이스 무대에 도전하거나, 선수 커리어를 끌어 올리고 싶은 이들의 도전적인 실험이 이어지는 곳이다. 게다가 이러한 도전이 2~4시간 정도의 ‘가벼운 내구’ 레이스 만으로 채워지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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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슈퍼 다이큐 2라운드는 과거 인터텍에 대한 오마주를 담고, 24시간 동안 펼쳐지는 ‘슈퍼 텍 24시간 내구 레이스’로 펼쳐지며 ‘많은 이들의 도전과 노력’을 시험하는 평가 무대로 펼쳐진다.
여기에 자동차 기술 부분에서의 실험도 이어진다. ST-Q 클래스가 대표적인데 해당 클래스는 ‘통상의 레이스 규격’이 아닌 신기술을 담아낸 차량들이 출전하는 일종의 ‘실험 클래스’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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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토요타의 역할이 큰 클래스인데 토요다 아키오 회장의 팀이자 ‘모리조’라는 이름으로 직접 출전하는 팀 루키 레이싱은 물론, 스바루, 마쯔다 그리고 혼다 등이 여러 팀들이 ‘탈 탄소’를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실제 각 팀들은 수소를 직접 연소하는 방식(팀 루키 레이싱), 바이오 디젤의 사용, 그리고 추가적인 탄소 배출을 줄이고, 환경 파괴를 줄이는 CNF(Carbon Neutral Fuel) 등으로 레이스를 이어가며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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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팀 루키 레이싱은 액화 수소를 직접 연소하는 방식으로 레이스카를 운영하고 있으며, 슈퍼텍 24시간 내구 레이스 등의 완주를 통해 수소 직접 연소 엔진의 가능성, 그리고 이를 통한 ‘지속가능성’을 입증했다.
마쯔다 스피릿 레이싱 소속으로 로드스터 CNF 컨셉(MX-5)로 대회에 출전 중인 사가구치 료헤이는 “CNF가 조금 더 달달한 향이 나는 편이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특별한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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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레이스 경합 상황이나 예선을 위해 공격적인 주행을 할 때에도 연료로 인한 문제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참고로 슈퍼 GT 역시 CNF의 사용 비중을 늘리는 중이다.
이외에도 스바루와 혼다가 BRZ와 시빅 타입 R CNF 컨셉 등을 투입하며 다양한 엔진, 구동 방식 및 운영에 따른 CNF의 안정성과 성능 등을 입증하는 실험과 동시에 ‘브랜드 간의 자존심 대결’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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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미래를 도모하는 슈퍼 다이큐
최근 슈퍼 다이큐는 특별한 발표를 하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슈퍼 다이큐의 임원이자 현재의 토요타를 상징하는 인물, 도요타 아키오 회장이 “슈퍼 다이큐를 아시아 시리즈로 격상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사실 과거에도 슈퍼 다이큐는 해외에서의 레이스 개최를 진행했고, 또 국내에서도 개최를 하는 등의 노력이 있었지만 코로나 19(COVID 19)는 물론, 여러 이유로 ‘일본 내부 대회’에 집중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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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토요타가 가주 레이싱 및 GR 브랜드를 통해 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고,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의 영향력이 큰 만큼 ‘아시아 시리즈 개최’가 충분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거리적으로 가까운 대한민국이나 중국, 그리고 모터스포츠 부분에서는 우수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태국 등 개최가 가능한 무대 역시 충분히 마련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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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라운드로 펼쳐지는 2024년의 슈퍼 다이큐
2024년, 올해의 슈퍼 다이큐는 스포츠 랜드 스고에서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17일의 7라운드까지의 대장정에 나선다.
개막전은 지난 4월 21일 마무리됐고 슈퍼 다이큐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슈퍼 텍 24시간 내구 레이스’이 이번 주말,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열린다. 이번 슈퍼 텍 24시간 내구 레이스에는 총 59대의 레이스카들의 출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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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는 오토 폴리스, 모빌리티 리조트 ‘모테기’은 물론 F1 일본 그랑프리가 열리는 스즈카 서킷, 오카야마 인터내셔널 서킷 등을 거쳐 후지 스피드웨이에서의 최종적으로 올 해의 ‘내구 레이스 최고 팀과 선수’를 겨루게 된다.
내구 레이스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그리고 조금 더 가까이에서 관람하고 싶다면 일본을 대표하는 주요 서킷을 무대로 펼쳐지는 내구 레이스, 슈퍼 다이큐 현장을 찾아 직접 관람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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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반가운 얼굴들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당장 오는 3라운드부터는 오네 레이싱의 이정우 선수가 ST-TCR 클래스에 출전해 기대감을 더한다. 또한 국내 무대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쳤던 일본 선수들도 만날 수 있다.
실제 ST-X 클래스에 출전하는 GTNET 모터스포츠에는 엑스타 레이싱(현 금호 SLM) 소속으로 슈퍼 6000 클래스에 출전했던 후지나미 키요토와 AMC 모터스포츠로 출전한 아오키 타카유키 선수를 만날 수 있다.
여기에 GT4 클래스에 나서는 팀 제로원에는 아트라스 BX 모터스포츠(현 한국 컴피티션)으로 슈퍼 6000 클래스에 출전했던 야나기다 마사타카가 감독 겸 선수로 나서며 커리어의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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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지난해 슈퍼 6000 클래스에 출전했던 요시다 히로키는 사이타마 그린 브레이브에서 GT4 레이스카와 함께 하며 마쯔다 스피릿 레이싱의 맏형, 사가구치 료헤이는 언제든 ‘한국말’로 인사를 건낼 준비를 마쳤다.
오토폴리스에서 열리는 3라운드부터 슈퍼 다이큐 ST-TCR 클래스에 출전을 앞둔 오네 레이싱의 이정우는 “다양한 레이스카와 다양한 배경의 선수들이 어우러져 격돌하는 격투 대회 같은 레이스 대회”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일본의 모터스포츠 관계자들에게 대한민국의 선수, 슈퍼레이스 슈퍼 6000 클래스의 선수가 가진 경쟁력과 가능성을 일본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입증하겠다”며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슈퍼 다이큐의 오피셜 타이어로는 국내 프리우스 PHEV 컵에 오피셜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는 브리지스톤이 참여하고 있으며, 타이틀 스폰서는 일본의 에너지 기업 ‘에네오스’가 2022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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