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6세대(6G) 이동통신 연구 개발을 위해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과 협력한다. 6G 핵심 기술 선행 개발 마무리를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 연구개발(R&D) 조직인 삼성리서치는 최근 ARM과 함께 ‘SIMD'(Single Instruction Multiple Data) 기술 개발에 돌입했다.
SIMD는 하나의 명령어로 여러 개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병렬 컴퓨팅의 한 종류다. 다수 데이터에 적용되는 연산이 같고 데이터 간 차이점이 없을 경우 데이터 처리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방대한 양의 통신 데이터를 쉽게 처리하는 장점 때문에 6G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소프트웨어 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ARM과 협력을 통해 6G 기술에 필요한 데이터 사용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6G 연구 개발 일정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6G 최대 전송 속도는 1Tbps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25GB 대용량 데이터를 단 1초 만에 옮길 수 있는 속도다. 이론적으로는 28㎓주파수 대역 5G(최대 20Gbps)보다 50배 빠르고 상용화된 3.5㎓ 주파수 대역 5G(1Gbps)와 비교해서는 10배 이상 빠른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7월 6G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점찍고 관련 선행 기술을 연구 중이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확장현실(XR), 스마트공장, 스마트시티 등의 첨단 기술 구현에 반드시 필요한 통신 기술이라는 판단에서다. 업계가 예상하는 6G 상용화 시기는 오는 2030년이다.
특히 6G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큰 관심을 보이는 미래 사업이다. 이 회장은 올해 1월 10일 새해 첫 경영 행보로 삼성리서치를 찾아 6G 통신기술 개발 현황 등을 점검하고 미래 네트워크 시장 선점을 위한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당시 이 회장은 “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 생존과 미래가 달려있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R&D와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며 “더 과감하게 더 치열하게 도전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까지 핵심 기술에 대한 선행 개발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외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리서치 아메리카는 올해 초 미국 프린스턴대의 ‘NextG 이니셔티브 산학협력 프로그램’의 창립 멤버로 참여해 6G 무선과 네트워킹 시스템 기술 연구를 시작했다. 또 6G 기술 연구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한 ‘AI-무선접속망(RAN) 얼라이언스’의 창립 멤버로도 활동 중이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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